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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y 11. 2018

자갈길을 걷는 삶을 위하여

- 방훈

자갈길을 걷는 삶을 위하여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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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름날의
축제는 끝났다

축제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그 해변은 모래가 아니라 자갈로 가득했기에
매일 밤마다 축제의 밤을 보내던
다른 해변들과는 달리
여름날에도
단 한 번의 축제도 열리지 않았으리라

온통 험한 자갈길을 걸었던 나는
이 해변에서 나 혼자라도 위로하며
축제를 열고 싶었다

어선조차도 접근하지 못하는
갈매기들만 날고 있는 해변은
벌써 외로움으로 가득했다
갈매기들의 울음소리가
나를 위로하며
하늘을 선회(旋回)한다

온통 자갈로 가득한 해변은
내 마음과 같이 황량했고
먹구름이 가득했다

세찬 비가 내려도
이 자갈로 가득한 해변에서
축제의 밤을 보내리라

축하해주는 사람이
이 지상에 단 한 명 없더라도
내 마음의 돌들과
춤을 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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