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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Sep 04. 2018

한라산에서

- 방훈

한라산에서 

- 방훈 





그해,

바위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처럼

나도 산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젊었던 날들의 꿈들이 아프게 했다


내 꿈을 쓰러지게 했던 

도시를 떠나 산행을 떠났다 

새벽에 일어나 

하루 종일 숨을 헉헉거리며 올라온

구름 위의 정상

나를 받아들이는 백록담의 넉넉함에

물처럼 흐르는

나의 마음


한라산을 내려오며

나를 외친다

비록 세상의 중심이 아닐지라도

물망초 한송이처럼

어디에선가 수수하게 살지라도

나를 잊지 않고 살련다


내 외침에 답변하듯

이름 모를 새 한 마리도

하늘을 향해 비상하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나를 응원한다

.

.

.

.

.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이 아닙니다. 

멋진 사진을 찍어 공유하신

원저작자 님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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