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섬에서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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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겐 늘 향기가 배어 있다
오월의 싱그러움과
겨울 새벽 첫눈이 내린 순결의 향기
그 향기를 차마 더럽힐까 봐
너의 주위에 가는 것이 두려웠었다
어느 때인가
너의 그 향기를 가슴에 담았을 때
가슴이 떨려 한순간 비틀거렸다
어지러운 세상에
너무도 부끄럽게 살아
네 앞에 나타나기가 부끄러운데
네 향기가 그립고
네 모습이 그립고
너와의 따뜻한 대화가 그리운
나의 마음 참을 수 없어
너의 주위를 서성거린다
너는 지금도
푸른 오월과 순결의 겨울을 간직하고 있는데
힘든 세월의 좁은 길을 걸어
회색의 골짜기에 접어든
나
이 흔들리는 자화상이 우울하게 한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이 짙은 절망의 골짜기에서
이 깊은 회색의 늪에서
이 그리움의 섬에서
밝은 빛을 보고 싶다
그 그리운 향기에 코를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