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기다리며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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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갈라져 헤어지게 한
오늘의 일그러진 세상의 초상(肖像)에
한없는 울분이 치솟아 오르내리고
오르내리는
분노의 세월 그 가슴에 서서
떠나간 그대의 소식 간절히 기다리며
오늘 또 다시
그대가 머물다가 떠나간
그 광장의 가장자리를
서성거립니다
광장에는 이미 겨울이 와서
나뭇잎은 떨어지고
꽃은 시들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대가 떠나간 그 광장
황량한 겨울포구에서
내리는, 내리는 폭설이 가슴을 덮습니다
그 눈발 속으로
파묻히고 파묻히고 싶었습니다
죽도록
그리하여
봄을 위하여 거름이 된
한 잎의 나뭇잎이 되고 싶었고
한 송이의 꽃이 되고 싶었습니다
오늘 또 다시 그대가 떠나간
그 광장의 심장 겨울포구에
들불처럼, 들불처럼 달려 와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그대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