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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Dec 05. 2023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 다시 가보다

지난달에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하 '실록박물관')이 개관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에 지난주에 강릉일대 여행을 가는 길에 월정사와 실록박물관에 들렀다. 참고로 내가 방문한 요일은 월요일이었는데, 실록박물관은 화요일이 휴관인 반면 옆의 성보박물관이나 월정사의 다른 전시관들은 월요일에 휴관이었다. 휴관일을 서로 맞추지 않은 것은 의외였는데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월정사에서 관리하다가 국립으로 바뀌면서 그런 혼선이 생긴 듯하다. 그래서 이번에도 성보박물관과 기타 전시관들은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실록박물관은 작년에 왔던 기억을 되살리며 봤는데 건물과 내부 형태를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다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 듯했다. 그중에서 2층의 상설전시관만 현재 전시하고 있고 나머지는 아직 공사 중이었다. 상설전시관도 규모가 큰 건 아니어서 전시물들을 다 돌아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참고로 원래 있던 박물관을 국가에 기부채납해서 국립으로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각 층 구조는 다음과 같다.


2층 안내도


1층 안내도



기존의 전시물 구성이나 어린이박물관도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한 것들까지 다 새로 만들려는 것일까? 아니면 전시물들과 미디어장비들은 다시 활용하는 것일까? 아무튼 추후 개관 예정인 곳들이 대부분이라 현재로선 어찌 될지 알 수 없다.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라는데 소식이 있는지 가끔 생각날 때마다 확인해 봐야겠다.





전시물들은 많지 않았지만 대부분 진품이었고, 오대산사고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규장각 또는 다른 기관에 보관되어 있는 다른 사고본, 그리고 어람용도 있었다. 원래 오대산사고본은 분상용이라 어람용은 없는데 비교를 위해 같이 전시를 하는 듯했다. 또한 오대산본의 특징 중 하나인 교정본도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물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복제본과의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국보로 지정된 진품들이다.








의궤도 있긴 한데 아무래도 의궤는 메인은 아닌 듯하다. 의궤는 제대로 보려면 외규장각 의궤를 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실물전시회가 자주 열리지 않으니 아쉬운 대로 실물은 국립고궁박물관이나 실록박물관에서, 또는 기타 특성화된 박물관에서 일부 복제본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조금 뜬금없어 보이지만 태조의 어진(복제품)과 고종의 어진도 전시되어 있었다. 조선의 시조와 대한제국 황제라는 의미를 부여한 건가 싶다.




그리고 따로 전시가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상설전시관 외벽에 오대산사고본의 환수과정부터 실록박물관이 개관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해 두었다. (1973년~2023년까지)





기대가 컸던 것은 아니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로 개관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었다. 모든 전시실의 준비가 끝나면 다시 한번 와볼까? 사실 위치가 너무 외진 곳이라 쉽게 가게 되는 곳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월정사를 지금까지 다섯 번을 갔었네. 


그리고 아직 대부분의 실록과 전시 예정인 것들은 여전히 고궁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수장고로 옮겨온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가 보다. 직원분에게서 전시실 공사가 다 끝나면 모두 옮겨올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어쨌든, 지금은 일부러 가보기는 좀 부족한 듯하고, 월정사에 갈 일이 있거나 혹은 평창이나 강릉 쪽에 가는 길에 들러보는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물론 실록, 의궤에 관심이 있다면 실물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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