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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GXING Nov 13. 2023

‘스탠다드 차타드 타이베이 공익 마라톤 대회’

‘시작이 반’이라는 말, 맞는 말이다. 아직 달리지도 않았는데 이미 달린 것 같다. 내 생애 첫 번째 마라톤 대회 등록을 마쳤다. 


대만 와서 거의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하고 있는지라 그 김에 마라톤이나 한번 달려볼까 하다 덜컥 등록했다. 11월이면 달리기에 그리 덥지 않겠다 싶어 11월 마라톤 대회를 찾아 보니 11월 12일 일요일 마라톤대회가 눈에 들어왔다. ‘스탠다드 차타드 타이베이 마라톤대회’. 


마라톤 대회가 이리 많을 줄은 몰랐다. 온라인에서 검색해보니 무더운 7월과 8월에도 스크롤바를 내려야 할 정도로 수십 개의 마라톤 대회가 있다. 아침에 달리기를 하다 보면 이른 새벽부터 뛰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대만 사람들의 달리기 사랑이 남다른 걸까. 스크롤바를 8~9번 돌리고 나서야 11월 리스트가 나온다. 타이베이에서 하는 대회를 찾다 보니 스탠다드 차타드 대회가 적절하지 싶다. 


풀코스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하프 코스도 언감생심이다. 초보 러너인 내게 적당한 것은 내심 10km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 대회는 특이하게도 풀과 하프 이외에 3km와 13km가 추가되어 있다. 10km도 한번밖에 뛰어보지 않았기에 13km가 무리이지 싶었지만 그렇다고 3km 산보할 수는 없지 않은가. 13km 코스를 클릭했다. 


길이에 따라 코스가 달라지긴 하지만 그래도 13km, 하프, 풀코스는 출발점과 도착점이 같다. 3km는 출발점이 다르다. 이 점도 마음에 든다. 그래도 이왕 하는 것, 소위 수만 명이 도로를 점령해서 함께 출발하는 그 생동감을 느껴봐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출발점은 총통부 앞 광장이고 도착지점은 타이베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지롱강가의 다자강변공원 테니스장이다.   


시간제한도 있다. 도로 통제 때문이다. 13km의 경우 2시간 안에 들어와야 한다. 출발시간도 다소 상이하다. 풀 코스 참가자는 4시40분까지 모여 5시10분에 출발한다. 내가 뛰는 13km 코스 참가자는 5시 25분까지 모인 뒤 5시55분에 출발한다. 이른 아침이다. 대만에 아직 1년 열두 달 살아보지 않았기에 11월 날씨를 아직 모르지만 이렇게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을 보니 그때도 여전히 더위가 완연히 가시지는 않나 보다.  


코스에 따라 참가비도 다르다. 풀코스 NTD1,300, 하프 NTD1,200, 13km NTD850, 3km NTD650. 부대 선물도 꽤 있다. 등록을 하면 우선 러닝 상의와 번호표가 나오고 13km 이상부터는 시간을 계측하는 칩을 제공한다. 완주하면 메달, 완주증서, 가방, 수건, 간식, 후원회사가 준비한 소정의 기념품을 나눠준단다. 추첨을 통해서는 10명을 뽑아 중화항공 마일리지(2만~3.5만)를 선사한다.  


※ 풀코스 노선도    


※ 13km 코스 노선도    


사실상 첫 번째 마라톤이면서 고른 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 마라톤 코스는 AIMS(국제 마라톤 및 장거리 레이스 협회, Association of International Marathons and Distance Races) 공인 코스다. 마라톤 대회 리스트를 보니 AIMS 또는 IAAF(국제육상경기연맹,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thletic Federation) 마크가 옆에 있는 마라톤 대회가 있는데 그 경우 국제 공인을 받은 코스라는 의미다. TMI이긴 한데 북한 평양마라톤(만경대상국제마라톤) 대회도 AIMS 공식 인증을 받은 대회다. 


토요일 저녁 대회 접수하고 일요일 아침 일찍 13km를 시험 삼아 내달렸다. 대략 90분, 즉 1시간 30분 걸린다. 2시간 안에는 들어오지 싶다. 내 기억에 이렇게 오래 달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월 12일 기대된다.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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