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봄 밤!
산수유와 제라늄 잎 위에 앉은 작은 푸린
좀 전 아이는 서울로 떠났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마음이 쓰였는데 갑자기 계단을 내려온 아이의
웃음소리가 폭죽처럼 퍼져나갔다, 뽑기를 하여
퓨린을 득템 한 이야기를 어젯밤 유쾌하게 들려
주었는데. 괜찮아진 것인지 집 안팎 여기저기를
다니며 찍은 피규어 사진을 보내왔다.
제비꽃 망토를 걸친 듯, 머나먼 별에서 바라보듯
명자나무에 기대어/거름 낸 당파와 모종삽 위
나무 소를 타고/인력거꾼 옆/대리석 비둘기 위
코끼리를 타고/보석함 통 안/윌로 트리 상 사이
해물 스파게티 만들기에 적극 개입하며....
명함집과 , 도자기, 반찬통 위에 드러누운 P!
딱딱한 씨앗 투구를 벗어던진 분꽃 새싹과 함께!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떠난 두 아이들. 혼자가
아니라 좋다. 배웅을 하고 돌아온 집 마당에서
올려다본 하늘엔 별들이 가득하다. 이웃 중 누군가
가 꽃씨와 구근 세 개가 든 봉지를 대문에 묶어두고
갔다. 도시 같으면 자신이 누구라고 밝히는 메모
한 줄이라도 남겼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