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희 Dec 29. 2019

결혼식

뜻대로 이루어질 것


서울을 향해 가는 동안 12월 풍경 어디에도

눈은 없었고 내리지도 않았다. 살던 산골을 출발

하여 찾아간 곳은  청담동 미용실! 남편과 나는

녀 1건네준 가운 입고 우리 차례 기다

다.


비혼 주의자들이 많다는데 오늘 이곳은 다. 

하루 종일 볼 빨간 사춘기일듯한 직원이 파일럿

처럼 장착한 마이크로 속삭이며 빌딩 몇 개 층의 

전반적인 계획지시하고 지시받으며 자리를

정해준다.


생머리에 검정 고무줄 하나가 수십 년간 나의

머리스타일이었던 건 안중에도 없이 그들

신부 어머니가 될 여자 콘셉트로 내 머

구획 짓더니 플라스틱 롤로 여기저기를 둘둘

만다. 신랑과 신부 대량 생산되고 

있다.


그들이  결혼시키는 부모 스타일로 나와 남편

단장시킬 것을 알기에 우리 역시 온 얼굴과

머리 통째로 그들에게 기고 있. 어떻게든

되겠 싶어 눈만 감았다 떴다를 번갈아 했다.



그녀 2가 나를 아래층으로 려갔다. 서랍과

거울 앞에 놓인 엄청 화장품들! 어느 것을 내

얼굴에 바를 그녀 3은  결정한 것 같았다. 붓

 또 붓질 계속 붓질.

"이 사람 그림 채색 정말 잘하겠다"

속눈썹 붙이는 시간엔 내 눈이 버릴 것  같은 

본드 때문에 적잖은 공포가 엄습했다.

"힘 빼세요" ",,,,아 ,,,,,,,예"



손질이 끝난 남편은 세운 머리와 반듯한 가르

마 때문에 시골 면장 입후보자를 하면 좋을 듯

했고, 나는 평소보다 부풀려진 머리 볼륨감과

올백한 스타일 때문에 다른 여자를 보는 듯.


엄마 아빠는 유명하고 비싼 집으로 보내고 

자신들은 가격 부담 없는 가게에서 준비 중인 

딸과 사위는 어쩌고 있는지 금하다.



예식장엔 우리가 첫 도착자였다. 흰색 꽃으로 

장식 중인 식장 곳곳은 평화다. 버진로드

폭신하고 짧다. 곧이어 사돈들 역시 우리처럼

잔뜩 꾸미고 나타나셨다.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 건지 아들 결혼이 즐거운

건지 이도 저도 아니면 긴장해서인지 세 번째

얼굴을 마주한 사위의 어머니는 부드러운 인상에

우아했다. 나는 반갑게 사돈의 두 손을  잡았다.


과정의 순조로움이 결혼식 당일 조촐함과 감사

으로 마무리지어지고 있다.

"우리 서로는 그간 정말이지 문제가 없었을까?"

애초에 어떤 것도 문제를 만들지 으려는 마음

있었고 서로에게 너무나 다른 중요도는 옳고

그름을  떠나  "그럴 도 있겠네"하며 넘겨버

다.


긴장하며 만났던 생면부지의 상견례와 일 년 전

잡았던 결혼식 날짜 후 천천히 진행되었던 합의

들은 신랑 신부가 주도적으 진행했다. 딸은 집

없고 전세도 없는 미국 생활의 시작을 자신들의

힘으로 만들어갈 수 있어  행운이라고 한다.


나는 결혼하며 정말 궁금한 게  있었다.

       "남편과 나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이며,

        우리는 어디까지, 어떻게 함께 나아갈

         있는가?"였다.


결혼 30년을 넘기고 보니 자식이 새 삶을 시작

하고 있다. "결혼은 할만한 거고 그 속에 생각지

못한 축복이 우여곡절과 함께 뒤섞여 오는 경험

 이어질 텐데, 지쳐도 좋고, 실망해도 좋고,

막막해도 좋으니 천천히 함께 손 맞잡고 건강

하게 걸어가길.....!!!!"

작가의 이전글 또 한 번 어두운 인간관계의 터널 통과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