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승패는 좋은 카드를 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손에 쥐고 있는 카드를

by 이경희


오후 다섯 시에 도착한 속리산 법주사! 남들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에 곧 어두워질 경내로 가려는 것은, 아름다운 마지막 가을 단풍을 보려는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연일 무리한 노동에 지쳐 도착 후에도 한동안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키 큰 나무 아래 자라고 있는 조릿대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사그라지는 노을 속의 늦가을 산사 풍경이 지금의 나 같다. 바람 속의 청아한 풍경소리는 어둡고 아름답다. 사찰의 배경인 산 모양새가 특이하다. 템플스테이에 참석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어딘가로 가고 있다. 다들 스마트폰을 열심히 보며.....

순식간에 내려 덮이는 어둠에 나의 여유로움 별 수가 없다. 서둘러 경내를 빠져나오는 길에 쌓인 돌 탑들을 보았다. 다들 무엇을 저리도 빌었을까? TV와 라디오 없이 지낸 지가 몇 년 된다. 나는 현재에 일어나는 일이나 유행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최근에서야

헬조선과 흙수저 논란을 읽고는 영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가을바람 속 풍경소리/염원을 담은 돌 탑


우리 부부는 미국법인의 베트남 대표로 일했는, 일을 그만둘 때 본사에서 미국 영주권이 가능하니 혹시 미국에 살기를 원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남편은 망설임 없이 한국을 선택했고 나는 망설였지만, 그의 원대로 했다. 그리워서 돌아온 곳이 헬조선?이라고! 답답하고 돌파구를 찾을 수 없어 기가 막혀하는 말 일거다. 공분과 함께 토마스 머튼의 말도 함께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인생의 승패'는 좋은 카드(금수저)를
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손에 쥐고 있는
카드를 어떻게' 잘 쓰느냐에 달려있다."


앞으로도 해븐 조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 각자가 가진 수저만으로 힘내어아갈 수 있는 날들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날을 염원하며 돌탑에 돌멩이 하나 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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