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조경회사에서 나무 배달을 왔다. 나무들은 지금부터 오래도록 여기서 살게 될 것이다. 적재적소에 심어 함께 살아갈 생각에 좋은 친구를 맞이하는 마음이다. 내일부터 나흘간 심어나갈 나무들은 지지대 받치기에서 죽 쑤기까지를해야 하는 큰 나무들이다. 나무 하나하나는 키와폭에 비례하여, 자라던 흙으로 만든 분의 무게가
엄청나다. 새로운 식구 맞이에 흥분되어 남편과 함께 깍지 낀 손으로 한참을 웃으며 걸어 다녔다.
인생 3 모작의 나날은 온통 새로 시작하는 일이라, 미리 상상하고 공부를 하며 현장에서 실현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올해 새로 심었거나 이식한 나무들은벌써 겨울 옷을 입혔다. 볏짚으로 만든 두루마리로 감싸주거나, 나무용 붕대로 몸통과 가지를 감았다. 칸나 구근과 어린 모종에는 낙엽을 넉넉히 모아 푹~ 덮어주었다. 사람과 나무가 별반 다르지 않다.
겹벚꽃과 수양벚꽃은 키 큰 나무에서 꽃이 필테고, 향기 좋은 보랏빛 라일락은 가늘고 기다란 무리에서 꽃을 피울 것이다. 암석정원 곳곳에는 흰색과 분홍 보라 철쭉들이 피어날 것이다. 반송은 작은 키에다부진 솔잎을 펼치며 정원의 중심이 될 테고, 주목은 울타리를 견고히 자리 잡게 할 것이다. 소나무 아래에는 맥문동을 심어 두고 여름에 그 어울림을 만끽할생각에 마음이 부푼다. 아름다운 단풍을 달고 온 화살나무는 한동안 더 우리와 지낼 것이고, 수형이멋진 감나무는 가지를 우산처럼 펼쳐며 단감들을매달 것이다.
브런치를 알게 된 지 40여 일이 되었다. 글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현재 치열하게 산다는 것이고, 유유자적해 보이는 삶 역시 바로 직전까지 숱한 질곡을 겪지 않았을까? 이 나무와 꽃들은 나와 이 동네를 지나는 나그네와 이웃들에게 환한 기쁨을 전하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소박하고 정갈하게 가꿔 놓을 것이니 힘들고 고달플 때 치유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