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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민 Dec 28. 2022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브런치 네가 그렇다

너로 인해 잃은 것과 얻은 것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던데,
내가 땅을 샀는데 배가 부르단다.

기매민. 너를 응원한다.
너의 글로 치유된다.
김작가 글 잘 써 눈물 날 뻔했어.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글을 읽을 때마다 코끝이 찡하네.
너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너의 글은 충분히 나에게도 위로가 돼.
육아에 지친 와이프가 브런치를 하며 어린아이처럼 행복해한다.
어머님 글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어요. 울림이 있어요.
딸, 글 읽고 눈물핑. 잘 쓰다.
나와 아이를 위해 그림을 그려준 친구까지.      


나에게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오롯이 나를 세상에 내보였을 때,

주변에서 메시지가 가득했다.     


고마워요 나의 그대여.





오랜 시간 쉼 없이 장황하게 적어 내려간 삶이었다.

힘들어도 표해선  됐고

피곤해도 지쳐선 안 됐다.

그건 나에게 사치였고 미안함이었다.     


그리고 최근,

‘이젠 너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전언에  부인하려 발버둥 쳤다.

그럼에도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 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우울증이란 녀석을.

 



나에게 허락된 차가운 공기와 숨 죽인 새벽시간,

서걱서걱 간 원두로 커피 한잔을 따스히 내린다.

늘 쫓아다니는 노트와 쓱쓱 써 내려가는 단정히 깎아 놓은 연필도 동행한다.

이내 울려 퍼지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눈을 지그시 감는다. 그 선율을 선두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감도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이 시간, 참 좋다.


커피 한 모금을 위해 살며시 뜬 눈에 낯선 이가 있다

브런치다.    

 

그동안 노트에 적어 내려가던 이야기를 너라는 공간에 옮겨 담는다.

그리고 건방지게 너에게 뚝 건넸다.

내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되돌아온 건 더 준비하란 메시지였다.

어쭈.

더 담백, 담담하게 나의 첫 이야기를 다시 보낸다.

그렇게 나에게 두 번의 시련을 안겨주고서야

나를 온전히 받아들다.     

그렇게 너와 내가 만났다.




얼마 전 친구와 통화를 했다.

“나 미쳤나 봐.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글 쓰고,

아이들 재우고 그때부터 또 써. 요즘 12시 넘어야 잔다니깐. 머리만 대면 잠드는 내가.”

“미치니깐 보기 좋다.”

난 요즘 미쳐있다.

      

어쩌면,

나를 단숨에 받아줬다면 흥미를 잃었을 테다.

그러나 너와 나 사이에 주고받은 미묘한 감정에 나는 이 늦은 시간에, 시키지 않은 따닥따닥 손가락 움직임을 지속한다.      

    

나의 적당한 무게감 있는 글을,

너를 통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어 나가려 한다.


너로 인해 아침형 인간이 되었지만,
피로라는 녀석을 얻었고.
단숨에 날 받아주지 않아 상처를 받았지만,
주변의 사랑을 재차 깨닫고.
너에게 나의 힘들었던 지난 기록을 넘겨주고, 설렘이란 행복을 받았다.     


자세히 보니
숨 쉴 공간을 내어준, 네가 참 이쁘다.



사진출처 _ 픽사 베이&@sunhee.p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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