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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Oct 04. 2019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책에 대한 회고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과 유사한 책이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나만의 기준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조금 혼란스러웠다.


 Part I 통념을 뒤엎는 원칙은 거대한 타이틀이다. 저자가 수많은 경험을 통해 확보하고 획득한 유용한 협상 요인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Part II는 각 case에 적용할만한 사례를 통한 기술적인 가르침이다. 어렸을 때 영어교과서의 Listen & Practice와 유사한 구조다. 사례 중심의 학습을 위한 전형적인 구조로 구성되었다.


 저자가 말하는 통념을 뒤엎는 원칙은 지속적인 협상과 조율을 수행하는 종사자들에게 상당히 공감이 간다. 왜냐하면 이성적인 효율성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목적에 효과적인가라는 관점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취득함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이성과 감성이 복합적으로 내재된 하나로 정리하기 어려운 존재다. 이런 책이 발간되는 한 가지 이유다. 인간의 복잡성으로 인해 저자는 경험을 통해서 규칙, 원칙을 확고하게 정의하기보다는 다양한 상황을 통해 설명한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목적을 잘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협상을 위한 사람의 관계와 감성적 공감대, 표준과 프레이밍, 역지사지의 관점은 중요하다. 상대방의 목적과 목적 배후의 요인을 파악한 가치의 교환은 필요한 것을 얻어내는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효율적인 접근이다. 비즈니스라는 관점은 며칠 전 개인 블로그에서도 써 놓았지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이 필요한 것을 전달함으로 나의 문제와 필요를 동시에 해결하는 과정이다. 빵집 주인이 이익을 위한 이기심 때문에 빵을 만든다고 경가설을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익을 얻기 위해서 빵을 먼저 주어야 하고, 고객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돈을 주어야 한다. 행위의 관점에서는 먼저 주어야 받을 수 있다. 돈은 서로의 신뢰를 상징할 뿐이다. 우리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상대방을 위한 행동이 전제되고, 상대방으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얻지 않으면 관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책에 인용된 대부분의 사례가 물질적 이득을 얻는 과정이 많다. 상대방을 위한 심리적 지불, 협상 외적인 요인과 협상의 표준을 통하여 감성적인 미안함과 고마움을 얻어 내는 부분이 있다. '이것이 윤리적인가'라는 문제제기는 분명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결과를 얻어내는 사례를 넘어 분명히 진실된 관계도 형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은 단편적인 관계만을 통해서 얻는 것만 충실하다면 관계가 형성될까? 조금 재수 없는 사람, 얍삽한 사람으로 기억될 소지가 다분하다. 사람은 그냥 이유 없이 싫거나 좋거나 한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절반만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존중이 동시에 강조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진실과 진심은 이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제기다.


 마지막으로 사례는 저자나 저자의 학습을 이해한 사람, 협상지위가 평형하지 않는 경우에 활용되는 감성적 협상법의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주와 비교할 수 있다. 현실에서 프로와 프로가 만나서 협상을 할 때는 책과 다를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다. 만약 저자가 거울 속의 저자와 협상해야 한다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책에서 논의된 방법은 제한적이지만 유효하다. 수단으로만 보지 말고,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더 큰 의미가 존재해야 한다.


 내가 수많은 미팅을 하면서 제일 싫어하고 동시에 고마운 말이 있다. 천진나만 하고 환하게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성의를 좀 보여달라"라고 하는 요청인지 아닌지 애매한 말을 들을 때다. 그 깊이를 짚어내는 것은 진실된 공감대를 갖는 관계가 아니면 정말 알기 어렵다. 하지만 그 말엔 나를 믿는다는 신뢰가 존재한다. 세상엔 따지지 않고도 솔직함과 진솔함으로 더 많이 얻어가는 진정한 고수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이 존경스럽고 무서운 이유는 상대방을 무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2012.5월의 기록을 다시 회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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