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무늬

by 김호섭


나뭇가지는

겨울 하늘의 실핏줄이다


봄 씨앗의 가녀린 미소

여름 잎맥의 건장한 청록

가을의 다정한 바람결이다


계절마다 기어이

피고 지고

흐르고 퍼지고 번져

마르지 않는다

막히지 않는다


이제 다시

나뭇가지 네 차례구나


눈을 감아도 쉬이 잊으려 해도

속속들이 스미고 제자리 찾아 들어갈

햇살의 통로

지구의 숨통


깊어도 슬퍼도

놓지 못할 뜨거울

마음 하나는


외사랑이 아니다

나와 너 두 손 꼭 잡고

겨울 바다에 그리는 실핏줄이다


시린 북풍의 무게

버티고 품다 생긴 흉터는

기꺼이 봄 씨앗에 이어 줄


겨울의 무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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