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어진 계절이
봄이었나 가을이었나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세상이 무너지던 그 계절을
잊다니 잊어야 한다니
어느새 그만큼의 세월이
오다니 가다니
그건 세월 탓이 아니요 계절 탓도 아니다
너의 탓도 나의 탓도 아니다
이건 순전히 추석 비 때문이다
소리 없이 젖어버린 시월 비 탓이다
감기처럼 으슬으슬 추석비
열병처럼 슬금슬금 재채기
오월 비로 착각하는
나의 부러진 우산대
딱 그날처럼 내리는 비 때문이다
비가 바람에 흩날리면
난 계절을 잊는다
좋은 일인지
슬픈 일인지
아무 일도 아닌지
나는 모른다
너는 참
오래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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