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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z eon Jan 02. 2021

오후의 이자벨

샘은 로펌에서 인턴을 시작하기 전 파리로 짧은 여행을 떠난다. 파리에서 알게 된 지인에게 파티에 초대받고 그곳에서 운명의 여인 이자벨을 만난다. 둘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지만 샘은 여행차 파리에, 이자벨은 유부녀이기에 둘은 정상적인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


샘은 로펌에서의 인턴과 로스쿨 졸업을 목표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간다. 그리고 여유가 있을 때마다 파리에 가서 이자벨을 만난다. 이자벨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는 샘은 관계를 발전시키길 원하지만 유부녀인 이자벨은 샘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길 원한다. 미국에서 법 공부를 하던 와중에 샘은 본인처럼 법을 전공한 레베카를 만나 인연을 이어가고 결혼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자벨과는 연락을 끊는다.


평범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갈구했던 샘의 결혼 생활은 파국을 맞는다. 변호사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샘과는 달리 레베카는 중요한 소송에서 패소를 하면서 커리어에 내리막길을 걷는다. 레베카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음주를 이어가고 자신의 분노를 샘에게 쏟아낸다. 샘은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낀다. 그러던 도중 샘과 레베카 사이에 아이가 생긴다. 하지만 아이는 둘의 관계를 결속시켜주지 못하고 결국 둘은 이혼한다. 샘은 이혼 과정에서 로펌에 배려를 받아 파리의 지사를 맡는다. 그곳에서 다시 이자벨을 만나 관계를 이어간다.


샘은 이자벨과 관계를 이어가고 대서양을 왔다 가며 아들 이던을 만난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이자벨의 남편과 딸이 큰 사고를 당한다. 이자벨은 정신적인 큰 충격을 받고 남편과 딸의 요양을 위해 멀리 떠나고 샘도 멀리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이자벨과 재회하는 순간에는 이자벨은 이미 과거의 빛을 잃고 병실에 누워 죽을 날을 기다린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평생 사랑했던 샘을 보고 나서 삶을 마감한다.


결혼... 부부의 삶이라는 것이 때로는 너무도 두렵다.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다. 늘 그렇게 생각해왔다. 직접 걸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성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뿐만 아니라 감정도 가진 존재이다. 때문에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늘 인간을 따라온다. 결혼에 대한 심오한 고민까지 내려가고 싶지 않다. 나의 부족한 글쓰기가 스스로의 고민과 생각을 짜임새 있게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어리고 철이 없어서 하는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혼이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낭만적이고 행복한 선택이었으면 하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관습 또는 제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고 이 생각은 나를 슬프게 만든다.


이 길이 그 길이 아닌걸 모르고 떠나온 여행처럼 낯설지만 그래서 한번 더 가보고 싶어져 너와
묘해, 너와 / 어쿠스틱 콜라보


나는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가 글을 통해 공유하는 세계관에 늘 크게 동요하고 공감한다. 그중 가장 크게 공감하는 것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갈망이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을 때면 늘 마음이 무겁다. 그리고 두렵다. 하지만 글을 통한 공감은 두려움 뒤 위로로 이어지고 또 위로는 다시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내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진다. 내가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의 글이 내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주기 때문이고 그의 새로운 소설이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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