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계좌를 통해 자금을 통합하고 개인 재무제표로 신뢰의 주춧돌을 놓다.
저는 2014년에 결혼했습니다.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달달했던 기억은 옅어졌지만,
그 달달함의 결실로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추가되었고,
지금은 전쟁 같은 육아 전선에서
와이프와 함께 고군분투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고 유지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 가정의 자금 흐름을 관리하는
‘허브 계좌’와 ‘개인 재무제표’입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우리 부부는
돈 문제로 갈등을 겪는 일이 없었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는 신혼 초, 2014년 가을!
당시만 해도
맞벌이가 당연시되던 때였고
결혼을 해서도 계좌를 합치지 않고,
각자 관리하는 커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가정의 경제 시스템을 하나로 정리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공대생 출신인 와이프보다는
회계사인 제가 재무 관리에 익숙했기 때문에
이 통합 작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죠.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있어서 성공 요인은
거래 자체보다
거래 이후의 통합 작업(PMI, Post Merger Integration)이
핵심이라고 합니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결혼이라는 법적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저절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가정을 함께 꾸려가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고,
공동의 재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신뢰의 기반이
투명한 정보 공유에서 시작된다고 믿었습니다.
투명하지 못할 때는
오해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살아가면서 여러 오해들로 인해
관계가 틀어지고 다툼으로 비화되는데
그 문제의 중심에는 '돈'이 관계되는 경우가 많죠!
저는 이 '돈' 문제에 대한 오해의 원천을
'허브 계좌'와 '재무제표 작성'을 통해 제거했습니다.
허브 계좌란
별도로 어디 은행에서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계좌가 아닙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계좌 가운에
자금흐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계좌를 지정하고, 그 계좌 이름을
'허브계좌'라고 불렀습니다.
그러고 나서
와이프에게
'앞으로 월급을 받게 되면 이 허브계좌로
모든 돈을 쏴줘'라고 했죠.
물론 저도 월급 계좌에서
허브 계좌로 돈을 보냈죠.
월급뿐만 아니라
일단 우리 가정으로 들어온 돈들을
우선은 허브계좌로 보내는 걸 기본 룰로 삼았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사용 명목에 따른 계좌를 별도로 지정 (각자 용돈 계좌, 공통 생활비 계좌 등)해서
각 계좌에 사용액만큼 이체하여
지출을 통제하는 구조를 취했습니다.
이렇게 허브 계좌를 통해
가정 전체의 현금 유입과 유출을 하나로 관리함으로써
우리 가정의 자금흐름을 통합해 나갔습니다.
자금흐름의 통합작업
다음으로
제가 구축한 것은
매월 말 '개인 재무제표'작성을 하여서
와이프와 재무 보고회를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재무 보고회를 통해
매월 얼마의 자금이 우리 가정으로 들어왔고,
어디에 자금이 쓰였는지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우리 가정의 자산, 부채, 자본이
지난달 대비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엑셀로 정리해서 보여주었죠.
회계나 재무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했던
와이프가 보기에도
단박에 이해되는 것은 물론
남편에 대한 신뢰를 듬뿍 쌓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아닌 말로..
와이프 입장에서 얼마나 좋았겠어요
회사에선 맨날 보고자료 만들어서
윗사람들한테 보고하고,
수정하고 그러는 게 일이었을 텐데.
남편이 알아서 자료 정리해서
보기 쉽게 재무제표 만들어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줘~ㅎㅎ
앞 서 설명드린 것처럼
우리 가정의 자금흐름 통제는
허브 계좌를 통해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월별 자금수지는
허브 계좌의 현금흐름을 유입과 유출로 구분해서
정리한 보고서라고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단, 자금의 흐름을 셩격을 아래와 같이 세부적으로 구분하여서 기록을 했습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투자활동 현금흐름
재무활동 현금흐름
(※) 각 활동의 성격은 추후 자세히 설명
각 활동별 현금 유출입 내용을
플러스, 마이너스하면
넷(Net)으로 얼마의 자금이 남았는지, 부족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죠.
그리고 각 활동별 Net 자금을 더하게 되면
해당 월에 전체적으로 자금흐름이 플러스였는지
마이너스를 알 수 있게 되죠.
이런 월별 전체 현금흐름의 증감 내역을
월초 허브 계좌 잔액과 합산을 하게 되면
월말 허브 계좌 잔액이 도출됩니다.
그리고 이 허브 계좌 잔고는
자연스럽게 재무상태표의 자산으로 기록되면서
두 재무보고서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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