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골의 폐쇄성 분쇄골절 - 응급수술
**사고 관련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마치고 돌아온 누나는 사색이 되어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수술을 한 번 더 보류하면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노았 지만, 누나는 겨우 설득해서 수술을 하기로 했다. 빨리 응급 수술을 해야 하는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장 빠른 시간에 수술을 시간을 잡았다. 수술비가 걱정되었던 나는 일단 가족들에게 보험이 적용되는지 알아보라고 했지만 공휴일이기 때문에 알아볼 방법이 없었다. 응급 상황이라 수술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수술 들어가기 전 간단한 설명을 해주시긴 하셨는데 어려운 용어가 있어서 잘 이해는 가지 않았다. K강선을 이용해서 부러진 뼈가 움직이지 않게 고정한다고 간단하게 이해를 했다. 수술실에 들어서자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수술실의 분위기가 싫었다. 수술 침대에 눕고 마취과 선생님이 오시더니 내 등을 새우처럼 굽히게 하고 옆으로 눕게 했다. 척추마취였다. 척추가 딱금 거리더니 허리 밑 부분의 감각이 사라졌다. 허리 밑 부분은 바늘로 찔러도 느낌이 없었다. 그리곤 곧 잠이 들었다. 수술은 6시간 정도진행 되었다.
수술 후 의식이 돌아온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철제 봉과 나사들이 내 다리에 박혀 있었다. 수술 중 의식이 없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니 더욱 두려운 감정이 밀려왔다. 미리 설명은 들었지만 내 다리에 나사와 철제봉이 박혀있는 것을 직접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나는 처음 겪는 일에 당황하여 간호사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다. 수술이 잘 된 건가? 나사를 이렇게 박는 게 맞는 거냐? 등. 간호사는 나를 진정시키며 수술 잘 되었고 의사 선생님이 실력 있는 분이라며 나를 진정시켰다.
의사 선생님은 절대로 발을 땅에 디디면 안 된다는 처방을 내리셨다. 응급수술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고정되어있지 않아서 발을 디디면 큰일 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리곤 부기가 빠져야 본 수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하셨다. 본 수술은 부러진 뼈에 나사를 박아서 뼈가 붙을 때까지 고정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발을 절개해서 열어야 하는데 수술 부위가 많이 부어 있으면 수술이 어렵다고 하셨다. 기약 없이 부기가 빠지기를 기다리며 산송장처럼 병원에서 누워 지내야 했다.
정확한 병명은 거골의 폐쇄성 분쇄골절이다. 그 당시 의사 선생님 의견으로는 다 나아도 반드시 절뚝거릴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거골이라는 부위가 연골로 둘러 쌓여있어 골절 시 연골 손상도 동반할 것이고, 특히 피가 잘 안 통해 벼가 잘 붙지 않고 함몰될 수 있는 최악의 가능 성도 있다고 하셨다.
병원에 누워있으니 오만가지 생각으로 예민해졌다. 내 감정과 상관없이 공공의식이 없는 같은 병동 사람은 내 예민한 감정들을 더욱 자극하였다. 다 나아도 제대로 못 걸을 수도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이 귓가를 계속 맴돌았다. 하지만 여기서 좌절할 수는 없었다. 나는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기로 결정했다. 한 번의 수술로 평생 절뚝이며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어차피 해야 하는 수술 지금 내 상황에서 최고의 의료기술로 하고 싶었다. 그리고 병동의 차가운 침대에 누워서 족부 정형외과로 유명하다고 하는 병원들을 하루종일 찾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