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든웨이브 Oct 16. 2023

불안

육아에 대한 이야기

불안의 뜻을 사전적으로 풀이해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고 조마조마함' 이라고 정의 됩니다


기본적으로 불안감은 조금씩 가지고 있겠지만

그 감정이 증폭 되는 순간이 오면 우리는 조마조마한 마음에 무언가 해야하는 상태로 변하는거 같아요


최근 아들 친구 엄마들 모임에 참석했어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친구는 강남으로 이사를 결심했고, 어떤 친구는 사립초등학교를 알아 보기도 하고 뭘해야 될지 몰라 그냥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듣다보니 어떤 결정을 했던 그 결정이 백프로 옳다는 확신이 없기에 '이게 아니면 어쩌나' 란 불안감을 가지고 있어요

그 모임에 다녀온 이후로 저도 불안감에 흔들렸습니다

아이가 열정을 가지는 일이 있다면 지지해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러한 열정을 가지기 위해선 내가 뭘 시켜주어야 했던건 아닌가

열심히 하는 아이들 속에 있으면 자연스레 공부 하는 분위기가 된다는데 서울로 이사를 가야 되는거 아닌가

너무 넋놓고 엄마의 역활을 하지 않고 있었던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면서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그러다 한발짝 뒤에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모임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불안감을 제가 흡수해 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불안감이 있는 상태에선 무언가를 '하는' 상태가 아닌 무언가 '해야하는' 수동적인 상태가 되어 있었어요

그런 수동적인 상태에서 하는 일들은 '열정' 이 아닌 '불안감 해소' 용으로 시작하게 되겠죠


예전에 저의 부모님도 제가 독서실에서 밤늦게 까지 있으면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독서실에서 잠을 잤건 공부를 했건 부모님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부모님의 불안감은 해소가 된거니깐요

저는 잠이 많은 아이였기에 밤 늦게까지 독서실에 있으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부모님이 좋아하시기에 그렇게 지내는게 제 마음도 편했던거 같아요


그때를 떠올리며 내가 고민하는 부분이 진짜 아이를 위한건지 내 불안감 해소를 위한건지를 되돌아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생판 남의 불안감도 이렇게 잘 흡수가 되는데

내가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불안해질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정있는 아이로 성장했으면 좋겠어' 라는 생각하지만

부모가 이렇게 불안감이 있다면 과연 아이는 불안감 없이 열정을 찾아낼수 있을까?

열정보다는 해야할거 같아서 하는 일로 이 아이의 인생이 가득차지 않을까요?


그러기에 무엇을 시키기 보다 우선 나의 불안감을 풀어놓는 것이 우선임을 알았습니다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 보면

'분리는 모든 불안의 원천이다' 라고 합니다


100명의 사람 중에 99명이 하는 일을 나 혼자 하지 않는다면 불안합니다

그렇게 타인과 분리 되는 경험을 할 때 우리는 불안해요

다른 사람들이 다 사교육에 열중할 때 내가 그 무리에 끼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그런데 좀더 깊게 들어가보면 우리는 우리 자신과도 분리가 되어 있어요

나의 영혼이 원하는 것들을 외면한채 다른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쓰고, 타인이 원하는 목표를 따라 달려요

타인과의 분리가 무서워 나의 영혼과 분리가 되는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나의 영혼과의 분리로 근본적인 불안감이 생기고

그 불안감을 해소 하기 위해 다른 행동을 하기에 진짜 나의 욕구를 알아 차리기 어렵고 해야할일들의 목록만 만들어 집니다

바쁘게 살지만 항상 공허하고 불안한 상태인거죠



저는 스스로와 하나가 되기 위해 명상을 활용하는데요

생각을 비우고 숨에만 집중하다 보면 저와 하나되는 경험을 합니다

그런 시간을 갖고 나면 불안감이 대부분 사라져 있습니다

마치 두통이 심할 때 아스피린 한알로 고통이 없어질 때의 시원함을 명상을 통해 체험하는거 같아요

이번에도 명상을 하며 저 자신과의 대화를 하다보니 내가 아이에게 해줄것은 '진정한 믿음', 그리고 '불안해 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임을 알았습니다

학원을 알아보더라도 우선은 저의 밑바탕이 온전해야만 아이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거 같아요

 

세상에 정답이 없기에 제가 느낀것도 정답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명제는 맞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명상이 익숙하지 않으신분들은 혼자있는 시간을 통해서라도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해보시면 좋을거 같아요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매거진의 이전글 뿌리 감정 찾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