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소보로 빵이 빵 중에 진리라고 믿는 사람이다.
아래 글은 오래전 뉴욕에 개인적인 이유로 방문 후 집으로 돌아오며 느낀 점들을 적어 놓았던 글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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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욕 공항에서다.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러 JFK공항에 도착했다. 뉴욕은 두번째 방문이었지만 JFK공항은 워낙 정신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여 조금 더 서둘렀음에도 워낙 바쁜 도시인 뉴욕이다 보니 도착하길 희망했던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아래 그림처럼 JFK의 Air train은 각각의 터미널에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데 비행기 예매를 한 종이엔 어느 터미널로 가야 하는지 적혀있지 않아서 도착하자 마자 살짝 헤메고 있었다.
갑자기 근처에서 HELP라는 단어가 크게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고 계신 분이 보였다. 그 사람에게 비행기 티켓을 예매한 종이를 보여주며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물었다. 보통 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게 되면 혼자 잘 찾아가는 편이다. 그런데 다짜고짜 공항 카트에 내 가방들을 빠른 속도로 싣으며 너는 지금 많이 늦었고 빨리 가야 한다며 내 짐이 든 카트를 낚아 채 먼저 끌고 뛰는거였다. 물론 HELP 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정식으로 공항에서 일하는 안전요원은 아닌것 같았고 빨간색 힙합모자에 잿빛 운동복을 입고 있었기에 덜컥 겁이났다. 워낙 뉴욕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범죄가 종종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이 곳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뉴욕 한복판에 있는 공항이다. 속으로는 ...
뉴욕에선 그 누구도 믿으면 안돼
라고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 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 사람이 다짜고짜 잡아 챈 내 짐들과 함께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름표에 붙은 그 분의 이름과 힙합 차림새를 한 사람의 뒷모습을 보면서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많은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함께 서둘러 목적지에 가는 도중에도 틈틈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사람은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어서 자신이 누군가를 도우려고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좀처럼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나처럼...
자신이 이 북적거리는 JFK공항에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이유는 사람들은 자신이 Tip때문에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을 도움으로서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받는다고 했다. 내가 비행기를 타야하는 터미널이 나오고 나서야 나를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주려고 했던 그 분에게 몹시 미안해졌다.
비행기를 타는 시간에 늦지 않게 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 주신 이 분께 매우 고마운 마음이 들어 뭐라도 주고 싶었는데 가지고 있는 현금도 없었고 딱히 드릴 것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때 내가 기내에서 먹으려고 미리 사 둔 뉴욕 한인거리에 있던 한국 브랜드의 빵집에서 직접 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보로 빵이 생각이 났다. 나는 한국 소보로 빵을 정말 좋아해서 이 빵이 빵중에 진리라고 믿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지역에는 한국 브랜드의 빵집이 없었기 때문에 몇 년만에 한국 소보로 빵의 맛을 보는 기회는 내게 너무 소중한 거였다. 가진 것이 몇 개 없었지만 소보로 빵 전부를 드리면서 혹시 이거라도 괜찮으시다면 드시겠냐고 했더니 아주 흔쾌히 받아주셨다.
보딩패스를 받으러 기다리는 줄에 서있는 나에게 멀리서 "Hey Korean! Thank you" 라고 외치셨다. 정작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 사람은 나였는데도 말이다! 나도 그 분에게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어 주었다.
축축한 도시로 알고 있던 뉴욕을 밝은 느낌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해 준 검은색 피부를 가지신 그분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