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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기 Mar 11. 2019

그들이 내리는 곳

버스 풍경 2

늦게 출근을 했다.

정류소의 버스 번호 옆에 ‘보통’이라는 글씨가 노랗게 빛났다.

버스에 올랐다.

앉을자리가 없었다.

여의도로 향하는 버스 안에

노인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

이어폰을 꽂고

차창 밖을 구경했다.

풍경과 노래의 박자가 어긋났다.


병원 앞 버스 정류소에서

많은 노인들이

내렸다.


서있던 나는 빈자리에 앉았다.

차창 밖 풍경에 다시

멍하니 눈길을 던졌다.

마포역을 지나자 넓은 한강이 펼쳐졌다.

다리 난간에 쓰인 문장들이 속도에 휩쓸려 읽을 수 없이 지나갔다.

강물에 바스러진 햇볕은 속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따라왔다.


강을 건너

교회 앞 정류소에 버스가 섰다.

모든 노인들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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