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풍경 1
버스 밖을 내다본다.
모든 풍경이 지나가는데 같은 속도로 가는 자동차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인다.
“너 변했어!”
목소리가 눌려 떨린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어.”
메마른 대답이 귀에서 부서진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다고 한다.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어떤 대상을 마주하면서 그 대상이 변할 때 함께 변하니까
늘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변한다 변하지 않는다 라는 건 어떤 방향과 속도로 사느냐에 따른 차이일 뿐이다.
내 곁에 변치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나의 속도와 방향에 맞추어 부단한 노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너 어디가”
목소리가 눌려 떨린다.
“너랑 다른 방향이야.”
메마른 대답이 귀에서 부서진다.
버스 밖을 내다본다.
중앙선 너머 자동차가 순식간에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