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옛날 옛적, 아주 추운 겨울 날,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어요. 어느 한 마을에 6살 여자 아이가 길가에서 성냥을 팔고 있었어요. 아이의 이름은 유설이었어요.
유설이는 뼈만 남은 앙상한 팔, 쏙 들어간 볼, 훅 불면 쓰러질 것 같은 가녀린 다리로 위태위태하게 서 있었어요.
사람들은 얇은 옷을 입고 있는 유설이를 힐끗힐끗 쳐다보았지만, 아무도 성냥을 사주지는 않았어요.
성냥을 한 개비도 팔지 못했지만 유설이는 집으로 바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바로 집에는 한 살 아래 여동생이 유설이가 맛있는 음식을 사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유설이는 소녀 가장이었어요. 어릴 적에 부모님을 여의고 동생과 둘이 살고 있었어요.
“아 추워, 제발 누가 성냥 좀 사줬으면”
유설이는 장갑 없는 손을 호호 불며 추위에 떨고 있었어요.
“빵빵, 비켜!”
그 때 차량 한 대가 유설이가 서 있는 도로 옆을 쌩 하고 빠르게 지나갔어요.
유설이는 그만 길가에 쓰러지면서 들고 있는 성냥이 손에서 떨어지고 말았어요.
“흑흑 어떻게 해, 내 성냥”
유설이는 바닥에 떨어진 성냥을 주웠지만 이미 눈에 젖어 쓸 만한 게 별로 없었어요.
밤이 깊어지고 눈은 점점 많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눈사람을 만들던 아이와 부모들도, 눈길을 쓸던 사람들도 모두 집에 들어갔어요. 거리에는 유설이 혼자만 남았죠. 유설이는 차마 맨 손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길거리를 헤맸어요. 점점 추워졌어요. 유설이의 손과 발도 차갑게 얼어가고 있었어요.
‘아, 엄마 보고 싶어’
유설이는 성냥을 켜서 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촥’
성냥은 불이 붙었으나 금세 꺼지고 말았어요.
‘촥, 촥’
물에 젖지 않은 성냥을 연달아 켜보았으나 불은 쉽게 켜지지 않고 자꾸만 꺼졌어요.
‘제발, 한 번만 한 번만 켜줘’
유설이는 두 눈을 감고 마음으로 성냥이 불꽃을 일으켜 불이 붙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유설아, 여기서 모해”
“엄마?”
“그래, 엄마야, 유설아, 그 동안 힘들었지?”
“엄마, 보고 싶었어요”
“그래, 엄마도 유설이와 동생이 얼마나 보고 싶었다고”
“엄마, 저랑 동생 보러 다시 오신 거에요?”
“응, 유설아 근데 여기서 눈 감으면 안 돼, 어서 눈을 뜨렴, 일어나야지”
“엄마! 엄마”
유설이는 두 눈을 희미하게 떴어요. 유설이의 눈앞에는 마음씨가 곱게 생긴 인자한 아주머니가 있었어요.
“정신이 좀 드니?”
“누구세요? 저희 엄마 혹시 못보셨어요?”
“응? 너희 엄마? 아줌마네 집 앞에 혼자 쓰러져 있는 너를 보고 큰 일 날 것 같아 집으로 데리고 왔단다.”
아줌마는 유설이의 이웃에 사는 분이었어요. 집에 들어오는 길에 바닥에 쓰러져 있는 유설이를 보고 집으로 데려와 보살핀 것이었죠.
“아, 꿈이었구나. 아무튼 감사드려요, 근데 저 제 성냥은요?”
“응 성냥? 그건 모두 눈에 젖어 사용할 수도 없을 듯해서 가져오지 않았단다.”
“아, 그 성냥을 팔아서 제 동생 먹을 것을 사야하는데, 흑흑”
“아이고 가엷어라. 동생과 둘이 살고 있니?”
“네, 아 제 동생에게 가봐야 해요, 집에 혼자 두고 나왔어요”
“음. 유설이 아줌마와 같이 살래?”
“네?”
“아줌마가 부자는 아니지만 너희 둘은 먹여 살릴 수 있을 듯하구나. 마침 아줌마는 가족이 없는데 같이 살면 적적하지도 않고 좋을 듯해서”
“그게, 저..”
“지금 바로 결정하라는 건 아니고 집에 가서 천천히 생각해봐, 아 그리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더라. 아무 것도 먹지 못한 거니? 먹을 것을 좀 싸줄 테니 동생과 나눠먹으렴”
유설이는 마음씨 고운 아줌마로부터 먹을 것을 얻어 집으로 돌아가 동생과 맛있게 나눠 먹었어요.
그 뒤 어떻게 되었냐고요? 며칠 뒤 유설이는 동생과 함께 아줌마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어요. 물론 성냥은 이제 팔지 않아도 되었죠. 마지막으로 유설이가 불을 붙인 성냥은 실제로 불이 붙었을까요? 그래서 엄마가 유설이에게 나타났을까요? 한 번 상상해 보세요. 하늘에서 유설이의 엄마도 이 모습을 보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겠죠?
<이 이야기는 성냥팔이 소녀를 ‘마음의 불빛을 밝힌 성냥팔이 소녀’라는 제목으로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원작은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켜다가 결국 얼어 죽고 마는 세드 엔딩이에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마음으로 성냥에 불을 붙여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고, 현실의 엄마인 이웃집 아줌마를 만나는 이야기에요. 우리는 항상 꿈꾸고 있죠. 해피엔딩을요. 우리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는 그런 세상을 꿈꾸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