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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Sep 05. 2022

세월이 지나면


2022년 9월 3일 토요일, 둘째 행복이는 매주 토요일 10시에 집 근처 미술학원을 다닌다. 아이를 10시에 미술학원에 데려다주고 다시 11시까지 맞춰 데리러간다. 추석을 맞은 상차림을 멋지게 만들었다. 조막만한 손으로 만든 작품을 보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는 내 손을 잡고 걷다가 아파트 단지 내 풀 숲에서 잠시 멈춰섰다. 이내 나뭇가지 하나를 꺾어 들더니 흙을 열심히 휘젓기 시작했다. 잠시 멈춰서서 휴대폰을 보다가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아이 옆에 쭈그려 앉아 바라보았다.


아이는 개미집을 만들고 있었다. 


"이렇게, 이렇게 모아서 이렇게 만들면 개미집이 되겠지. 세월이 지나면 개미들이 올거야"

"세월이 지나면? 하하, 행복아 너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니? 그럴 때는 시간이 지나면이라고 하는거야"


아이가 세월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까? 사전적 의미로는 흘러가는 시간이라고 되어 있다. 흘러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긴 시간이라고 볼 수도 있고, 짧은 시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 내에 개미들이 올 수도 있고, 긴 시간이 지나서 올 수도 있다. 아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어쨌건, 세월이 흐르면 주변에 개미들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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