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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Mar 02. 2023

<휴일은 동물과 함께>


“오늘 거기 갈까? 사랑이가 저번에 말한 식물원”


“어디?”


“마곡?”


“그래”


어제는 삼일절 휴일이었다. 아내는 밖으로 나가자고 했고, 예전에 가보았던 식물원을 가자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기도 전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싫어, 동물원 갈래”


“또 동물원?”


“응, 동물 먹이 주는 곳”


아이들은 또 동물 먹이 주는 곳을 가고 싶다고 했다. 우리 집 만큼 동물원을 자주 가는 집도 없을 것 같았다.



결국 아이들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동물원을 가기로 하고 검색을 시작했다. 마침 근방인 일산 식사동에 ‘찬우물 체험 동물농장’이라는 곳을 찾게 되었다.



아내는 집에서 쉬라고 하고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 점심시간이 겹쳐서 가는 길에 김밥을 포장해서 갔다. 


“와, 대박 맛있어”


“하하하 대박이야?”


첫째 사랑이가 김밥이 맛있다고 하고, 둘째 행복이도 김밥이 맛있다며 차 안에서 연신 감탄을 했다. 아이들이 김밥을 잘 먹어줘서 다행이었다. 예전에는 김밥 안에 햄만 쏙 빼놓고 김조차 먹지 않았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야채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새삼 아이들이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출발한 지 약 30분 뒤, 도심 작은 산 쪽에 있는 동물원에 도착했다. 동물원은 크지 않았다. 몇 개의 비닐하우스 안에 동물들을 볼 수 있게 꾸며놨고, 동물원 뒤로 작은 놀이터가 있었다.



입장료는 먹이 포함 인당 7,000원이었다. 아이들은 먹이를 받아 들고 번개같이 동물을 보러 들어갔다. 토끼, 닭, 거위, 돼지, 타조 등 동물들에게 아이들은 먹이를 주었다. 그렇게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어도 지겹지 않나보다. 



동물원에서 하는 이벤트로 도장 5개를 찍으면 먹이 중 한 종류와 교환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도장을 찍은 뒤 큰 야채가 들은 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아이들은 타조와 염소가 있는 비닐하우스로 뛰어 들어갔다. 다이에나라는 이름을 가진 타조는 이미 많이 먹었는지 잘 먹지 않아 흑염소 두 마리에게 야채를 주었다. 엄마 토끼가 새끼 토끼 여러 마리를 낳아 지키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큰 토끼는 많이 봤어도 새끼 토끼는 처음 봤다. 정말 작고 연약해 보였다. 아이들도 신기한지 자꾸 새끼 토끼를 보았다.



동물 구경을 다 한 뒤, 판매하고 있는 뻥튀기를 하나 사 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아이들이 다른 동생에게 뻥튀기를 하나 나눠 줬다고 했다. 다른 아이는 답례로 말랑카우 캔디 2개를 아이들에게 주었다. 처음 보는 모르는 아이들끼리 먹을 것을 주고 받는 것을 보니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놀이터는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은 그네와 해먹, 그리고 뻥튀기만 가지고도 아이들은 한참 동안 신나게 놀았다. 



집으로 가는 길, 아이들은 남은 김밥을 나눠 먹고 가져온 캔디도 먹었다. 역시 동물원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얘들아 지겨워질 때까지 많이많이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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