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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김 Nov 17. 2020

빈 둥지

 


둥지를 짓는 수컷 새는 외롭다. 나뭇가지를 부리로 물어오며 수컷 새는 날아와 줄 암컷 새를 떠올린다. 따뜻하고 안전한 둥지. 알들을 무사히 부화시킬 수 있는 둥지. 수컷 새는 둥지를 짓는다. 외로움을 참아내며 그의 품 안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둥지를 짓는다.     


 외로움은 사랑하고 싶어 하는 감정의 껍질이다. 황량하고 고독한, 약간 칙칙한 누런 기가 감도는 그러한 풍경을 가진. 외로움이라는 껍질은 슬프다. 따사로운 햇살 같은 둥지를 틀고 앉아있으며 혼자임에 마음이 아려온다. 외로움은 사랑의 갈망 위에서 사랑을 기다린다. 나에게 올 사랑. 내가 품에 안아줄 사랑. 외로움은 새봄처럼 초록을 꽃 틔울 것이다. 내 사랑을 만나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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