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순간까지 엄마는 날 생각했을까?
엄마가 하늘나라 가던 날 병원의 주차장에 펴있던 벚꽃은 시리게도 아름다웠다.
까만 밤 가로등에 비친 벚꽃은 별과 같이 빛났고 현실감을 사라지게 했다. 그래서 엄마의 임종을 막 지키고 나온 나에게 꿈인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온 따뜻한 바람은 꼭 엄마의 손길같이 느껴졌고
내가 이제부터 항상 곁에 있을 거라고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 엄마의 속상임 같았다.
그리고 엄마를 떠나보낸 지 벌써 햇수로 3년..
벚꽃이 피면 그렇게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하고 전생에 꽃놀이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벚꽃을 찾아 헤매는 내 모습이 엄마를 애도하는 나만의 방식임을 알지 못했다.
괜히 들뜨고 기분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날이 좋아 홀로 도서관 수업을 마치고 동네 벚꽃길을 걷던 중에 모녀의 데이트장면을 보고 왈칵 눈물이 흐르는 걸 확인하고 깨달았다.
나 엄마랑 같이 걷고 싶었구나...
주차장에서 울던 그 미친년이 화사한 벚꽃 잎 아래 다시 등장한 것이다.
굉장히 사연 있는 사람처럼 멈추지 않는 눈물을 왕왕 울어댔다.
생각해 보니 나에게 벚꽃은 나에게 엄마의 상징이 된 것이다.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눈물도 잠시 앉아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자욱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돌아오는 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몰랐어. 왜 내가 미친년처럼 그렇게 벚꽃에 집착하는지
그래... 이쯤이지.... 내가 그렇게 사골을 끓여 너를 먹이고 싶다 했다.
엄마를 보내던 날 밤에도 벚꽃이 흐드러진 오늘도 내 전화를 받아준 친구는 요 근래 네가 계속 생각났었다며 내 걱정을 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울어라. 내가 어떻게 너의 맘을 알겠니. 내 맘이 이렇게 아린데...
내편에서 내 맘을 이해해 주는 친구의 말을 들으니 괜스레 든든해졌다. 혼자가 아니란 생각에 덜 외로웠다.
벚꽃...
엄마...
그런데 문득 나에게 벚꽃은 조리원에 있을 때 눈을 즐겁게 해 주던 나무였었다는 게 떠올랐다.
마냥 슬퍼만 할 수 없는 이유. 나의 딸 생일이 곧이기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는 죽는 시간도 골랐을까?
매년 엄마 기억하며 울고 지쳐 쓰러지지 말고 외롭지만 말라고 너에겐 또 다른 너의 분신 딸이 있다고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 주려고 말이다.
장례식 때는 딸의 생일과 조카의 생일이 장례 중이라 미안하고 속상했는데 지나고 보니 덕분에 일어설 힘이 나고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참 찬란히도 아름답고 시리게 아쉬운 벚꽃엔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