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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Jan 02. 2021

자존감과 자부심

자존감과 자부심은 비슷한 개념이지만 사실은 많이 다릅니다. 자기 사랑과 자기 연민 역시 비슷한것 같지만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는 긍정적인 개념이고 후자는 부정적인 개념입니다. 자기 사랑이 강한 사람은 자존감이 크지만 자기 연민이 강한 사람은 콤플렉스가 많고 그게 가짜 자부심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분들이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기보다는 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자기 구원을 이루는 경험을 하기를 원하는 마음에 아래에 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은 Bruce Lee (이소령) 이 쓴 책(Artist of Life)에 실린 The Passionate State of Mind라는 에세이의 내용을 발췌해서 번역하고 거기에 제 평소 생각을 조금 (5-10% 정도) 추가해서 다듬은 것입니다. Bruce  Lee 가 유명한 무예인이자 영화배우이지만 이렇게 철학적인 면이 있었는지는 최근에 알았습니다. 어느 분야이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확실히 남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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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자신을 꿰뚫어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을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고유함을 추구하기 보다 다른 사람을 모방함으로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안감은 내가 혼자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방을 할 때 혼자일 수 없습니다.


두려움은 불확실함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절대적으로 확신하면 우리는 두려움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을 완전히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하면 오히려 용감해 질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행동을 어떤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그로 인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와짐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강자와 약자 모두에게 있을 수 있는데 약자는 순종의 미덕을 통해 이런 책임을 피하고, 강자는 역사나 신과 같은 더 높은 권력의 탓을 함으로써 그 책임을 피합니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무력하거나 절대적으로 강력할 때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이며 두 상태 모두 우리의 신념을 강화합니다.


자부심(pride)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일부가 아닌 외부의 어떤 것에서 파생된 의식입니다. 반면에 자존감(self-esteem)은 자신의 잠재력과 성취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상상의 자아, 지도자, 거룩한 대의, 공동 소유물과 동일시될 때 자부심을 갖습니다. 그런 자부심에는 두려움과 편협함이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적을수록 더 많은 자부심이 필요합니다. 그런 자부심의 핵심은 자기 불신입니다. 그런 자부심을 에너지 삼아 성취에 이룰 때 자아와 화해를 이루고 진정한 자존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리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는 방법은 자신의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성취하거나, 아주 바쁘게 지내거나, 아니면 진정 자신의 것이 아닌 무언가 (대의, 지도자, 집단, 소유물 등)를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방법 중에서 자아실현을 통하는 첫 번째 방법이 가장 어렵습니다.


개인이 "자신의 무력함의 자유"로 풀려나 자신의 노력에 의해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도록 내버려질 때 운명적인 삶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이를 스스로 깨닫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율적인 개인은 문학, 예술, 음악, 과학, 기술에서 위대한 모든 것을 창조해냈습니다. 개인으로서의 인간은 자존감이 있는 한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적인 활동이 한 인간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 면에서 탄탄한 자존감은 모방이나 자부심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싸구려 유혹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등대와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존감을 갖기 힘든 상황이 되면 자율적인 개인은 매우 위험한 존재로 전락합니다. 그런 경우 그는 자신의 전도유망한 자아의 길로부터 벋어나 값싼 자부심을 추구하게 됩니다. 많은 역사적 비극들이 이러한 개인들의 자존감의 위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달라지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모멸감을 주든, 진정한 마음의 변화를 주든 간에, 자기 변화는 자기 인식 없이는 실현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가장 불만족스럽고 변화를 가장 갈망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 제일 낮은 수준의 자기 인식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들은 원치 않는 자아를 늘 외면해 왔기 때문에 결코 그것을 잘 보지 못했고 그 결과 진정한 변화를 얻을 기회도 없었습니다. 자신을 꿰뚫어 보는 힘이 없기에 그들의 문제점은 본인들에게 투명하게 통과되어서 어떠한 자기 변화를 위한 노력에서도 계속 남아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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