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박봉은 전세계 공통
남편의 나라에서 남편 없이 혼자 일상을 살기. 함께여도 외롭고 혼자라서 서러운 나날들. 나는 정말 정말 외롭고 심심하고 사람이 그리웠다.
그런 나에게 직장 동료가 나에게 사람들 만나고 같이 공부하고 그런 모임이 있다며 한 번 나와보라고 소개를 해줬다. 나는 그 사람은 신분이 보장된 사람이기에 당연히 아무 의심 없이 꼭 간다고 했다.
그게 공부하는 모임이라 책을 읽어야 참석할 수 있다고 해서 책까지 받아놨었다. 되게 유명한 책이었는데 엄청 긴 내용을 억지로 읽었다. 모임에 가야 하니까.
그리고 직장 동료는 나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밥 먹으러 가자 커피 마시러 가자 하면서 챙겨줬다. 나는 그게 좋았다. 직장 동료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강연을 듣는 기회가 있다고 해서 거기까지 참여했다.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그 강연은 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와, 여기 사람들이랑 다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모임의 사람들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었다.
우리 인생의 주인공은 우리 자신이다.
가족과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챙겨야 의미 있는 삶이다.
너의 인생은 소중하다.
너는 그 인생에서 큰 업적을 남길 수 있다.
너는 할 수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너의 인생은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다들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고 서로서로 도와가며 성장할 것이다. 등등
당시 힘들었던 나에게 내가 듣고 싶은 말만 쏙쏙 해줬다. 나도 너무 공허한 나머지 뭔가 인생에서 의미를 찾고 싶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말이 귀에 찰떡같이 들어왔다.
그. 런. 데. 그런 나를 번뜩 정신 차리게 해 준 것은 다름 아닌 강연의 내용 중간쯤에 나온 암!웨!이! 라는 기업의 이름이었다......ㅋㅋㅋㅋㅋ
그 뒤로 더 이상 참가하지 않았지만, 그 암웨이 로고가 나에게는 신호탄이 되어주었다. 빛의 속도로 내 머리를 가격하는, 뼈 때리다 못해 순살이 되게 만드는, 정신줄 놓지 말라는 신호.
나는 너무나 외로웠던 나머지 이 모임이 뭔지도 모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심취하여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남편은 해주지 않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니 그 분위기가 너무너무 좋았다.
코로나였으니 천만다행이지, 만약에 실제로 오프라인 모임을 해서 사람들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악수하고 포옹하며 인사했다면,
너는 할 수 있다고 내 눈앞에서 나를 위로해줬다면,
우리 함께 가자고 내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더라면...
외로움에 사무쳐 사람이 그리웠던 나는 그 모임에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준다고 사인까지 했을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