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하트는 받고 싶어
안녕하세요!
지난 토요일 팀라이트에서 개최한 대나무 숲에서 엄청난 글 에너지를 받고!!!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 )
팀라이트는 브런치 작가 모임으로, 너와 나의 통찰이 만나 선하고 강한 영향력이 되기 위한 서로 성장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그중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글쓰기를 좋아하시는 작가님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바로 인사이트 나이트!
저는 해외에 살고 있기도 하고, 주변에 글 쓰는 분들이 없어서, 약간은 외롭고 쓸쓸했거든요... 그냥 독백처럼 떠벌떠벌 쓰기도 하고, 글을 써도 누가 읽긴 하는 건가 하는 불안감도 있었고요. 다른 작가님들 글을 보면 정말 대단해 보이고, 또 그러다 보면 비교가 되고 위축이 되고 ㅠ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ㅠㅠ
그동안 혼자서만 고민했던 일들이 사실은 여러 사람이 함께 고민하고 있었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에 정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함께할 때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매달 이렇게 정기적으로 글 쓰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니! 한국 시간으로 9시-11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여기 시간으로 새벽 2시에 일어나야 하지만 한국인의 의지로 ㅎㅎ 그만큼 행복하고 재밌는 시간이었어요 : )
인사이트 나이트에서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니까 글쓰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ㅎㅎ 사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실제 글을 쓰는 분들과 나누면 훨씬 더 많은 조언과 공감을 얻잖아요.
많은 분들께서 현생과 글쓰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잖아요. 그렇지만 현실의 높은 벽에 치어 직장과 가정에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글까지 쓰기가 참 힘들죠 ㅜㅜ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꾸준히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인사이트 나이트에서도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었어요! 짧게라도 메모해두기, 너무 바빠서 타이핑하기도 힘들 때에는 녹음해두기, 사진 찍어두기, 자신에게 메시지 보내 두기 등등 좋은 방법이 많이 나왔어요.
저는 브런치 어플 (애플스토어, 구글플레이) 을 활용해서 찰나의 영감들을 기록하는데요, 그 방법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 ) 또는 구글 어플을 활용하셔도 좋아요.
저는 글감이 생각나면 바로 브런치 어플의 글쓰기 메뉴에서 주제에 맞는 글과 사진을 저장해놓아요! 그때그때 생각난 키워드나 문장만 적어놓기도 하고, 사진만 올려놓기도 하고, 이런 내용으로 써야지 하는 계획을 적기도 하고, 일단은 저장해요.
그렇게 작가의 서랍에 여러 가지 주제를 쌓아놓고 조금씩 조금씩 글을 써 내려갑니다. 한참을 쓴 문단을 수정하기도 하고 삭제하기도 하고, 옆길로 새는 글들은 새로운 주제의 글로 다시 저장하고,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묵혀둔 글들도 있고, 어떨 때는 필 받아서 샤샤샥 한 번에 쓸 때도 있어요. ㅎㅎ
그리고 제가 가장 편리하게 사용하는 기능은 바로 음성 문자 변환 기능입니다!
핸드폰에 대고 말하면 자동으로 글자로 변환해주는 기능입니다. 완전 효자예요 ㅎㅎ 이 기능은 핸드폰에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브런치 어플뿐만 아니라 메모장이나, 구글 문서 등 여러 방면에서 사용하실 수 있어요!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나 찰나에 스쳐가는 감상을 바로바로 말하면 글로 저장되는 거죠! 사실 머릿속에서 드는 생각을 타이핑하려고 하면 그 순간 생각이 안 날 때가 많잖아요 ㅜㅜ 게다가 샤워할 때나 운동할 때는 핸드폰을 붙잡고 있기도 힘들고요. 그럴 때 간편하게 음성 인식하면 글로 저장되니 정말 정말 활용도가 높아요!
저는 가끔 친구랑 수다 떨고 싶은데 친구가 없을 때 (ㅜ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가, 아 이거 글로 쓰면 딱이었는데 하는 내용들이 있었거든요 ㅋㅋㅋ 하지만 이미 뱉은 말이라 정확하게 뭐라 했었는지 기억도 안 나고, 뭔가 기가 막히게 좋은 문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쓸려면 뭐였는지 절대 생각 안 날 때 있잖아요.
지금은 당당히! 브런치 어플 켜고 말합니다 ㅎㅎ 혼잣말 아니에요 글감 모으는 거예요 ^^;ㅎㅎㅎ
그렇게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고 나서 문자로 변환된 글을 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는지, 나도 인식하지 못했던 나의 생각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러면 어쩔 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이건 다르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이때 내 마음이 이랬구나, 나는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 그래서 내가 이런 행동이 나오는구나... 자기 객관화, 메타 인지, 알아챔 등 여러 단어로 표현되는 나를 알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과정이었어요.
인사이트 나이트에서 글쓰기 고수님들께 또 한 번 배우게 된 주제는 무기력이라는 감정입니다. 저는 길게 생각을 안 하는 편이라 무기력함이 올 때 그냥 무기력하구나... 하고 느끼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최근에 가장 크게 무기력함을 느꼈던 사건이 몇 년 전 남편과의 관계에서였어요. 정말 세상이 뒤집힐 듯 서로를 미워하고 싸우고 ㅠㅠ 그래서 제가 그 상황을 어떻게 보냈는지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나의 상황이 무기력함이 일시적인 상태인지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시적인 무기력함은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으니, 무기력함을 충분히 느끼면서 조금 게으름을 피워도 좋을 거예요. 하지만 무기력함이 심각한 상태라면... 상담을 받거나 병원을 가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는 무기력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거예요.
제가 결혼 수업에서 배운 것은, 보통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기력함을 느낀다는 사실이에요. 통제 욕구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마음으로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봐요.
하지만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면 통제 욕구의 근원은 두려움이래요. 사랑을 잃을까 봐, 돈을 낭비할까 봐, 미래에 불행할까 봐 등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는데, 현재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없으니 무기력해지는 거죠.
내가 두려워하는 사태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으로 대비를 한다면 무기력한 감정이 조금은 해소될 수도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저는 남편의 행동이 너무나도 이해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내 의지로 타인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혼생활에 상당한 회의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죠. 그래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계획해봤어요.
우리가 헤어지는 게 저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었기에, 저는 이혼 서류를 작성하는 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실제로 작성도 해봤어요. 만약 이혼한다면 이사해야 하니 집을 알아보기도 하고, 한국에 갈 수도 있으니 한국에서 취직할 수 있는 직장을 알아보기도 하고, 그리고 하루 만에 짐 싸서 나갈 수 있도록 물건 정리도 했고요.
물론 사람들의 시선이나 홀로서기에 대한 막막함은 있었지만, 이렇게 현실적으로 준비해보니 또 못할 것도 아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그 후에는 조금 더 개운해진 마음으로 현재의 상황을 다시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나니,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갈 수 있었죠.
남편과 죽어라 싸울 때는 모든 일이 남편의 잘못이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저는 행복해지고 싶었던 거였더라고요. 그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했는데 남편을 잘못 만나 불행해졌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런데 이제 와서 깨달은 건, 내 인생에서 나의 행복을 남편이라는 외부요인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에요.
내 행복을 위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해가기 시작하면서 저의 무기력함도 사라졌어요.
통제할 수 없는 남편에게 내 행복을 의존하느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서 행복을 찾자고 말이죠. 그때 찾은 방법이 바로 글쓰기였고 저는 지금도 여전히 나를 알아가기 위해 글을 쓰고 있어요!
남편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 결혼생활은 의미가 없다.
이렇게 불행하면 내 인생은 의미가 없다.
매일 똑같은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의미가 없다.
이런 절망적인 생각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주고 싶을까?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글쓰기를 통해 사고방식의 전환을 줄 수 있었어요.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이 어떤 하루가 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있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기록했어요.
가장 좋았던 것, 완벽한 것이 아니라 마음에 남는 일화들을 억지로 머리를 쥐어 짜내서라도 생각해냈어요. 그나마 이게 좀 좋았다 이런 마음이더라도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일들에 집중하다 보면, 더 나은 하루를 기대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비슷하게 남편의 장점도 쥐어짜내 보니, 남편도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고 있구나 인정하게 되었어요. 남편을 통제할 수 없음을, 남편의 모습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편과 함께 하기를 '선택'한다고 생각했어요. 언제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순간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나에게 통제권을 준거죠.
이 모든 과정을 브런치와 함께 해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브런치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거든요.
지금 무기력하거나 현생에 치어 글테기를 겪고 계신다면, 한 번쯤 시간을 내서 고민해보아요. 나는 글쓰기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을까? 나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내 인생의 통제권을 되찾아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의미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자존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예전의 저처럼 혼자 시작하기 힘든 상황이거나 약간의 용기를 북돋아줄 환경이 필요하다면, 우리 함께해요! 팀라이트의 브런치 클래스와 인사이트 나이트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해외에서도 참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