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격 살해 당했다
너에게 작별인사 하기는 특히 더 힘든 것 같아. ㅇㅇ아, 난 네가 나의 영원한 친구라고 믿어, 그렇지? (ㅇㅇ: 맞아!) 나도 너의 영원한 친구야!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자.
내가 사는 곳에 네가 오면 내가 언제든 너에게 점심이나 저녁 (아침은 안되고) 을 사주고 싶어. 네가 사는 곳에 내가 가도 너는 무조건 나를 만나 꼭 밥을 사줘야만 해!
아니면, 한국으로 네가 이직하기로 선택할 수도 있고 ㅋㅋㅋ
오늘 너에게 주는 음악 선물이야 : We Are Young ft. Janelle Monáe
그리고 그 노래 가사
Tonight
We are young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We can burn brighter than the sun
Carry me home tonight (na na na na na na)
Just carry me home tonight (na na na na na na)
아...... 그렇구나. 불태우고 싶으신 건가? 뭔가 불타오르는 그런 사이? 그런 "친구" 사이?
보통 기분 나쁜 꿈을 꾸거나, 느낌이 싸해서 남편에게 이유 없이 짜증이 날 때가 있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썼던 남편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묘하게 거슬린단 말이쥐. 그러면 정말 높은 확률로 둘이 연락을 했더라.
겨우겨우 제정신을 쓸어 모아서 간신히 하루를 살아남고 그 안에서도 행복하고 싶어 그렇게 노력했는데, 그게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전에도 이런 일이 많았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겠지.
내가 이겨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문제 삼는 사람이 나밖에 없기 때문에 ^^ 가해자는 없는데 피해자만 마음이 타들어가는 일. 연인이나 배우자의 친구 문제. "소중한 친구" "절친한 친구" "베스트 프렌드" 그리고 대망의 "특별한 친구" "영원한 친구"
친구고 뭐고 사실 별 문제는 아니었다. 대놓고 우리 친하잖아 했으면 그렇구나 했을 텐데, 내가 화가 났던 건 나 모르게! 내 뒤에서! 둘이서만 쑥덕대다가 내가 문제를 삼으니 이상한 사람 만드는 상황이 문제였던 거지. 그렇게 사람 한 명 정신병자 만들기가 쉽다. ^__________^
나의 소견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 간장종지의 마음을 가진 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
남편과 선생님의 언행에 대한 충격으로 나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남편이 나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해도 (이 전화통화도 내가 시켜서 했다) 남편의 상태만 걱정하시고, 끼니를 챙겨 먹고 스스로를 잘 돌보라고 해주셨던 분.
그래, 내가 이 대답이 황당했던 이유는 정신과 치료받는다는 나에게 자신의 행동이 주었을 충격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이나, 병원을 다닌다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걱정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다. 결국 내가 잘못된 기대를 한 것이다. 그 이외의 논쟁은 의미가 없었다.
와이프가 한국인인데, 한국을 가더라도 아내와 상의해서 갈 일이지 왜 선생님을 따라오라고 하냐는 질문에도, 다 나를 위해서 한 말이라고 하셨다. 나.를. 위.해.서. ... 남편과 내가 결혼하면서 합의하에 한 최선의 결정이 내가 미국으로 이민 오는 것이었는데. 우리가 2년을 애써 준비한 일을 번복하라고 참 쉽게 말씀하시는구나.
"다 너를 위해서 한 일이다.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 남편과 같은 생각을 하시고 같은 말로 나를 설득하시는구나.
그렇게 나는 자충수를 두며 스스로를 갉아먹었다.
나는 남편과 그의 ‘특별한 친구’ 분과의 사건 이후로 친구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그분을 꺼려했다가 남편의 모든 이성친구들을 싫어했다가 갑자기 애먼 한국인들까지 죄다 미워졌다가 남편을 한에 서리게 혐오하고 증오하고 분노하게 되었다. 그렇게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니 내 인생이 지옥이 되었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죽지도 않았다. 그냥 그렇게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원하지도 않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되었다. 나를 정신병자로 만들어버린 사건이 도돌이표처럼 다시 시작 할랑 말랑 하는 이 시점에서. 아직까지 내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도 못한 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나를 살릴까 하는 고민.
나는 그 뒤로 어느 누구에게도 “우리 남편과 좋은 동료이자 좋은 친구가 되어주세요” 라는 말을 꺼낼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좋은 친구는 절대 그런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었다. 내가 좋은 친구가 되어 달라고 부탁을 했을 때에도 그렇게까지 그들만의 세상에서 ‘특별한 친구’ 또는 ‘영원한 친구’ 사이가 될 것이라고는 꿈에서 조차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그렇게 남편과 그의 ‘친구’ 분께 나는 살해당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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