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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26. 2022

회피형 인간의 정면돌파

행복할 자유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




대 박 사 건 !!! 며칠 전 내가 엄청난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나는 뜬금없이 한국 집값을 검색하고 한국 도시 지도 이곳저곳을 스트릿 뷰로 찾아다녔다. 


남편 직장까지 옮겨가며 한국은 가기 싫다, 외국인 대우 안 좋고 여전히 차별 많다 등등 이리저리 핑계를 댔었다. 한국은 안 간다 선언을 했더랬다.


그런데 이번에 깨달았다. 내가 한국에 가기 싫었던 이유! 차라리 이혼을 했지 한국은 안 간다 했던 그 속뜻! 나도 인식하지 못했던 내 마음! 그게 인정하기가 싫었나 보다. 그런데 지금은 확실히 알겠다. 


내가 한국 가기 싫었던 이유가 일시적으로나마 해소되자 나는 한국 집을 검색했다는 건, 나는 사실 한국에 가고 싶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한국 가기 싫었던 이유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나는 또 한국을 떠나고 싶어서 안달복달할 거라는 사실!!!


나는 그 일을 다 극복했다고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아직도 굉장히 신경 쓰고 견제하고 있었나 보다. 멀리하고 싶은 그 한 사람 때문에 한국행을 마다하니!!! 한국에서 나를 생각해주고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 사람이 대체 뭐라고 나에게 아직도 이렇게 지대하고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그러고 나니 드는 생각. 회피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상황은 분명 달라졌다. 나도 달라졌고, 남편도 달라졌다. 똑같은 상황이 다시 오진 않겠지만,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나에게는 더 많은 선택권이 있고,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우리는 이혼을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계속 함께할 수도 있다. 이 결정은 우리가 해야지, 남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관계는 우리 둘 만이 정할 수 있다. 제삼자가 개입한다 하더라도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다. 내 잘못이 아니며 내가 해결할 일이 아니다. 나는 피해자도 아니고 희생자도 아니다.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어디에 사시든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어디든 어느 나라든 내가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다. 나는 과거를 놓아줄 수 있다. 그렇게 자유로워질 수 있다!!




객관화는 참 어렵다. 피해자가 되는 것은 쉽다. 남 탓을 하면 되니까. 나의 행동에 나의 선택에 책임질 필요가 없으니까. 따돌림이나 괴롭힘 한 번 안 당한 사람 없고, 가정의 불화나 사회적 부조리 한 번 안 겪은 사람은 없으니까. 우리 사회가 전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되찾고 자신의 상처를 되돌아보며 치유하는 것은 정말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너무 과거에만 파묻혀 과거에 무엇이 잘못되었고 누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으며 누구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속속들이 분석해 봤자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사람에게 사과를 받아도 현재는 바뀌는 것이 없었고, 나는 여전히 상처 받은 그대로의 나였다. 그리고 나면 그 사람의 진심이 느껴지지 않은 사과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또다시 상처 받게 되었다.


상처 받은 건 나지만 상대도 상처일 수도 있다. 미안하다고 했는데 뭘 더 바래? 라는 마음이 들 수도 있으니까. 아니면 자신은 잘못한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줬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자신이 의도한 바는 선의 었으니 자신을 가해자라고 생각 못할 수도 있고. 물론 그 사람 입장에서는 다 맞는 말이다.


결국 내가 이겨내야 할 일이다. 회피하던 해결하던 치유하던 성숙해지던 내가 할 일이지 남이 고작 사과 한 마디 한다고 아물 상처가 아니었다. 그래, 나는 운이 좋아서 그 사람과 대화도 했고, 글로 내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어쩌면 어느 누구는 말뿐인 사과라도 간절히 원할 수도 있고 곪아 터진 마음을 어찌할 줄 모르는 상황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을 원하는가

똑같은 일상의 기록과 보석 같은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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