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이 Oct 27. 2022

10평 원룸, 작은 집에서도 특별한 날은 특별하게!

작아서 더 쉽게 금방 채울 수 있는 공간으로 특별한 날 기념하기

저는 집과 환경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내가 나로서, 가정에서의 역할이나 사회의 일원으로서 잘 기능하게 하려면 나의 근거지가 되어주는 집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집은 내가 마음 놓고 편하게 휴식을 취하면서도 재충전하여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그런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안전해야 하는 장소잖아요. 특히 코로나 때문에 격리나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줬죠.


그나마 미니멀 라이프 덕분에 집 안의 빈 공간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특별한 날에는 특별한 분위기를 내보려고 시도해봤어요! 우리가 물에 빠지기 전까지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른 채 지나가잖아요. 그런 것처럼 항상 우리 곁에 있어서 익숙해진 부분들에 변화를 조금씩 주면 생각보다 효과가 배로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공기, 빛, 풍경, 햇살, 빈 공간 등등 아주 작은 것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작은 집을 분위기로~ 느낌으로만~ 채워보았습니다 ㅎㅎ








저는 남편이 사는 곳으로 이사와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친구 가족 하나 없이 남편밖에 없는 머나먼 곳에서 너무너무 외로웠어요 ㅠㅠ 


저희 집은 10평도 채 안 되는 스튜디오 아파트에요. 한국식으로는 원룸, 주방과 침실과 거실이 모두 같은 단칸방이거든요 ㅠㅠ 그래서 누군가를 초대하면 저희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드리는 것 같아 처음에는 많이 망설일 수밖에 없었죠. 정말 친한 친구라면 부담 없이 만나겠지만 이곳에서 새로 만난 사람들과는 친해지는 단계라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난관은 ㅠㅠ 저희 집에 손님들을 맞이할 공간이 너무 작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저희 집 유일한 테이블은 22x50인치로 2명이 앉으면 넉넉하게 쓸 수 있지만 사람들을 초대하기에는 작다고 느껴졌거든요.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저희 집에 의자가 3개, 식기도 3개씩 뿐이라는 거! ㅠㅠㅠㅠ 


하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나요. 너무너무너무 심심하고 답답하고 할 거 없었던 저는 이 원룸에 손님을 초대하는 감행을 합니다! ㅋㅋㅋ 이곳은 관광지라 카페나 음식점도 자리가 없고 코로나 확진자 수가 자꾸 늘어나니 외출도 불안해서 집에서 만나자고 제안하니 정말 다행히도 흔쾌히 저희 집에 방문해주셨어요 







모임을 하고 나면 한동안 기분이 좋아요! ㅠㅠ 맨날 남편만 보고 살다가 다른 사람 만나서 속이야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근황도 듣고 한국 이야기도 하고... 원룸이라 누군가를 초대하기에 큰 용기가 필요했는데, 사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망설였나 싶어요. 


아무래도 제 자격지심이었나 봐요. 원룸에 사는 게 괜찮다고 충분하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속으로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원룸이라고 무시할 사람은 제가 아무리 숨겨도 무시할 거고, 신경 안 쓰는 사람들은 집 안을 다 봐도 신경 안 쓸 테니까요. 제가 고민 고민해봤자 어차피 저희가 이곳에 산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심심함이 그 모든 고민을 이겨버렸어요 ㅠㅠ 너무 심심해서 이렇게라도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ㅋㅋㅋ


나의 상황을 인정하고 솔직하기.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원룸 살아도 손님 초대할 수 있습니다 ㅎㅎ 법에 걸리는 것도 아니잖아요! 







https://brunch.co.kr/@kim0064789/181

https://brunch.co.kr/@kim0064789/185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