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1월
11월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달입니다!! 올해는 선거가 있어서 11월에 공휴일이 3개나 있거든요 ㅎㅎㅎ
11월 8일 Election Day
11월 11일 Veterans Day
11월 24일 Thanksgiving Day
그리고 하와이 국제 영화제 Hawaii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도 있었어요!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 지나가는 말로 알려주셨는데, 심심한 제가 또 동네방네 소문을 내서 같이 영화 보러 가자고 질척댔죠 ㅋㅋㅋ
영화 티켓을 예약할 때만 해도 11월에 이렇게 다른 일들이 많아질 줄이야 ㅠㅠㅠㅠ 제가 원래 일상에 거의 변화가 하나도 없이 단조로운데, 11월에 갑자기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서 연말이 가는지 새해가 오는지 정신없이 살고 있어요
하와이 국제 영화제에 출품된 한국 영화 중 세 개나 관람하였습니다! 그중에 정우성이 감독한 <보호자>는 아직 한국에서 정식으로 개봉되지 않았는데, 영화제에 나오면서 특별히 상영했다고 해요 ㅎㅎ
그리고 정우성 배우 겸 감독과 김준한 배우가 무대인사로 등장합니다~~ ㄲㅑ~~~~ 저는 두 번째 줄 끝에 앉았는데 제가 폰으로 찍은 사진은 아주 미미하고 ㅠㅠ 전문적으로 촬영하시는 분들의 영상은 진짜 잘 나오셨더라고요 ㅋㅋㅋ
한국에서는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그닥 없었는데, 하와이에 오니 한국사람이 하는 모든 것들을 쫓아다니게 되는 것 같아요 ㅋㅋㅋ 3년 전에 성시경 콘서트도 다녀왔고 은근 하와이가 한인 친화(?)적이라 살기가 좋아요
우리 남편은 하... 남편으로서 단점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어요. 나와 상반되는 사람이라, 나 또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있을 때 그 단점이 엄청나게 부각됩니다 ㅠㅠ 특히 요새 이것저것 하느라 성격 빠릿빠릿한 분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진짜 내 남편이지만 왜 저러는지 ㅠㅠ
그런데 정말 웃긴 건, 그 똑같은 남편의 모습이 남편의 가족이나 친구들 또는 남편과 비슷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하나도 단점이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맞춰서 함께 잘 어울리는 상황이 중요한 관계주의적인 문화에서 자라, 그에 영향을 많이 받고 타인에 맞춰서 나를 바꾸는 것이 당연했다면
남편은 개인의 자유와 선택,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일관성, 그리고 자기중심적인 문화가 당연해서 스스로의 의견을 중시하고 타인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중심을 잡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감정 기복이 심하고 일관적이지 않은 저를 남편은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눈치 없고 옹고집인 남편을 저는 답답해하게 되죠.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는 그 단점들이 어마어마한 장점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그런 남편의 단점이자 장점이, 저에게는 없거나 부족한 부분이라 제가 너무너무 배우고 싶은 성격이에요. 그러니까 제게는 정말 큰 부분이죠.
머리를 싸매고 앓아눕도록 고민해 봐도 이해할 수 없었던 남편의 행동들... 그 뒤의 사연과 출처를 이제는 이해해요. 그렇다고 제가 남편의 모든 의견에 동의하거나 찬성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남편이라는 사람 자체를 더 잘 알게 되었다고 위안 삼아요.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최선을 다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 남편을 위해 (사실은 나 자신을 위해) 이런 노력을 하는 것이고,
남편은 자신과 다른 사람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소극적 수용성이 높은 사람이라 특별한 노력 없이도 저라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모습이 있고,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며, 아무리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했더라도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을 테니, 내가 감히 그를 평가할 자격은 없다
이것에 제가 하와이 국제 영화제의 한국 영화 세 편을 관람한 후기입니다 ㅎㅎ
영화에서도 선과 악의 구분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권선징악의 교훈이나 인과응보, 사필귀정, 결자해지 등... 현실은 사실 그렇게 명확하게 나뉘지 않으니까요.
악인의 선한 의도와 행동
선인의 악한 본능과 충동
그리고 그 모두가 어느 한 사람의 다면적인 모습이므로, 모두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점. 제가 항상 기억해야 하는, 저에게 꼭 필요한 생각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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