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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Jan 11. 2023

심리상담가 시어머니와, 그 아들의 최대 장점

인간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이해도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정신의학과나 심리상담이 흔하지 않았다. 어쩌면 시어머님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만난 심리상담가일지도. 

 

남편이랑 연애할 때까지도 몰랐는데, 남편은 시어머니를 참 많이 닮았다.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 끌린 남편의 다정다감한 말들이 시부모님을 빼다 박아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대화가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하고 신비로웠다. 


그리고 남편을 알고 지낸 시간이 길어질수록, 남편 가족은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삶의 태도를 가졌고 마음 건강을 챙기는 것 같다. 금쪽이에서 오은영 박사님께서 주신 금쪽 솔루션의 대부분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거나, 법륜스님께서 즉문즉답으로 하신 말씀 역시 남편이 하는 생각과 비슷했다.


내가 감히 누구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정말 배울 점이라 생각되어 적어본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대해 이해하고 실천한다. 
타인에게도 그만의 욕구 충족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아주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먹고 자고 싸고 하는 생리적 욕구에서부터 자아실현 욕구까지.

이게 말은 참 쉽지만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의 실천이 정말 어렵다.

마치 오은영 박사님의 금쪽 솔루션이 참 쉽게 들려도, 실제 당사자들은 피가 마르고 뼈를 깎이는 노력을 하는 것처럼...




예를 들어, 사지마비가 된 가족을 병간호할 때에도 항상 의견을 묻고 그 의견을 존중해 준다.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은지, 어느 종류의 윌체어에 앉아있고 싶은지, 식탁 앞에 앉고 싶은지, 책상 앞에 앉고 싶은지...


티비를 보고 싶은지, 그렇다면 어떤 채널을 보고 싶은지, 티비가 잘 보이는 방향으로 앉았는지, 소리 크기는 적당한지, 리모컨이 필요한지...


아주 자세하게 묻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해준다.

만약 할 수 없는 경우에도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하지만 단호하게, 설명해 준다.




더하여, 함께 간병하는 아들 내외에게도 계속 스스로를 챙기라고 상기시켜 준다. 


간병하느라 자신을 혹사하지 않게, 

간병하느라 자신의 꿈을 잃어버리지 않게,

간병하느라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퇴색되지 않게,


하루에 한 번 씩이라도 꼭 산책을 다녀오거나, 타운에 외출하고 오라고 

시간 내서 스스로를 꼭 챙기라고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정말 고마운 거라고


일만 하느라 번아웃이 오거나 

돈만 보고 살면서 삶의 의미를 내팽개쳐버리지 않게 

가끔은 쉬었다 가고 

마음의 환기가 필요하다고







나에게는 이런 생각이 너무나도 생경했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하루에 18시간은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럼 잠은 언제 자냐고 그랬더니 잠을 잘 생각을 말아야 한다고 했다. 사당오락이니까.


학생이니까 당연히 ~~ 해야지

어른이니까 직장인이니까

부부니까 며느리니까 ...


무조건적으로 의무나 도리를 강요하고

하루를 120%, 130% 씩 소모하는 사회라면

개개인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도 충족하지 못하게 막는 분위기라면

정말 숨통을 조일 것 같다.




자존감, 자율성, 자아충족, 자아실현, 자기 효능감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 욕구. 

자신의 선택과 자유.


이 권리를 정당히 행사해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


전략적 사고, 계획성, 멀티태스킹

유연성,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감정조절능력, 스트레스 해소법, 회복탄력성


억압되고 강요받는 사회에서는 제대로 발현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남의 눈치 보면서 나의 자유를 행사하면 센스 없다 배려 없다

이리저리 치이면서 어떻게든 해결하려 하면 편든다 비겁하다

남이 시키는 대로 어쩔 수 없이 맞추려면 생각 없다 무능하다 할 테니까.




모든 이들의 권리가 공평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행사해야 한다.

받아들여질 때까지, 존중받을 때까지







인간의 욕구와 한계를 이해하는 남편은 아가들에게도 동물들에게도 항상 인기가 많다.

아기가 땅에 떨어진 거 주워 먹을까 쏟을까 흘릴까 토할까 똥 쌀까 안절부절못하는 나보다

안정감을 주는 남편이 더욱 편안하겠지. 아기에게 정서적으로도 좋겠지 ㅠ




시어머니와 남편 덕에, 인간관계를 보는 나의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


불평불만만 하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그들도 살기 위해 그 감정을 해소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알겠다.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숨이 턱턱 막혀오는 그 느낌을 알겠다.


우울증인 사람도

강박이나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도

우리 사무실 고객님들 중 몇몇도


정말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저 사람은 어떤 일을 겪었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지

인간 대 인간으로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한다.


물론 방법이 잘못된 경우도 많다.

적절한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도 좋고

스스로 방향을 찾아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그리고 그들도 마찬가지 일 것.

하지만 타인의 자유와 선택을 나에게 이해받을 필요도 없으니

나는 그냥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밖에.







https://brunch.co.kr/@kim0064789/295

https://brunch.co.kr/@kim0064789/490

https://brunch.co.kr/brunchbook/kim30064789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https://m.kyobobook.co.kr/digital/ebook/ebookContents.ink?barcode=480D211040150#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https://class101.net/plus/ko/products/DCNO3sPxKUBstRcB0ui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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