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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Aug 03. 2023

“동맹의 피는 자궁의 물보다 진하다”

오역도 번역이고 오해도 이해일까?




The blood of the covenant is thicker than the water of the womb.
동맹의 피는 자궁의 물보다 진하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의 원문은 “동맹의 피는 자궁의 물보다 진하다”이다.


전투에서 생사를 같이하며 피를 나눈 관계가,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나 가족 간의 관계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즉, 내가 선택하고 내가 직접 만들어나가는 관계가, 내가 선택하지 않은 관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의 맹세로 이루어진 관계, 서로를 공격에서 보호하고 보호받는, 내 생명을 믿고 맡길 수 있고 나도 목숨 걸고 상대를 지켜낼 거란 자신이 있는, 그런 관계. 내가 선택한 관계. 내가 지켜내고 싶은 관계.


이 문장은 중세 유럽에서 유명했던 동화 Reynard the Fox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Reynard Fuchs written in Germany by Heinrich der Glïchezäre in 1180) 이후 다른 언어로 번역되고 재인용되면서 의미가 바뀌었다고 한다.




천년이 지나도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되는 이 문장을 보며... 조금은 씁쓸했다. 물론 각자 받아들이는 방식과 해석에 차이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일까? 한 번 떠난 나의 말이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때, 어떤 모습으로 올까? 그 모습을 온전히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쓴 글이 내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될 땐 마음이 아프다. 그것은 나의 부족함을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해본다고 일을 벌여도 결국은 완벽하지 않은 나를 만난다. 하면 할수록 더욱 후회될 때도 있고, 부끄럽고 창피할 때도 있다. 내가 봐도 말을 조리 있게 명확하게 못한다고 느껴지는데,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마음이란 ㅠㅠ


그럼에도 찰떡같이 내 말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리고 그분들의 자세한 후기나 댓글, 메시지 덕분에 나의 어떤 말이 잘 전달됐는지도 알 수 있다. 다양한 상황에서 각자의 감상을 남겨주시니 나도 세상을 보는 시각이 더욱 넓어질 수 있었다.


결국 나를 떠난 이야기는 들어주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것. 같은 문장도 정반대의 두 가지 뜻으로 해석되어 천년을 내려온 것처럼, 나의 글도 읽는 사람이 있고 나의 말도 듣는 사람이 있어야 고이지 않고 흐를 것이므로... 하긴, 훌륭한 글을 남긴 작가도, 영향력 있는 의사 선생님도, 심지어 부처님 예수님 말씀도 해석이 갈리는데 ㅜㅜ


결론은 나의 의도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을 맑고 투명하게 하고, 생각을 비우고 정리하고, 글을 다듬고 고치고...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은 무한하다!


이미 일어난 일은 아쉬운 점을 분석하고,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기.

내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기.

그리고 언제든 나에게 다가올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기!




근황 1



남편이 공부하는 도서관 근처에는 작은 정원과 개울이 있다. 남편은 산책하면서 예쁜 꽃이나 나무, 동물들을 사진 찍어 보여준다. 어젯밤에도 집에 와서 개구리도 보고 꽃도 보고 오늘은 달이 엄청 크게 보였다며 재잘거린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늘이 슈퍼문이 뜨는 밤이라고 한다.


자연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할 줄 아는 사람. 산의 위치와 특징에 대해, 식물과 나무, 꽃과 과일의 이름도 모두 알고 있는 사람. 그리고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살며 자연에 감사할 줄 아는 태도. 도시에서만 자란 나에게는 정말 신기한 남편이다.


이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살면서, 나도 무서워하지 않고 주변을 볼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겠다. 어디서든 풍경을 보고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갖기를...





근황 2



정원이 있는 주택에 사시는 분들께서는 직접 재배하신 과일을 나눠주신 적이 있다. 너무 신기하다 집에 나무가 있어서 그 나무에서 과일이 열리고, 그 과일을 따먹을 수 있다니! 꽃을 심기도 하고 채소를 심기도 하고, 강아지와 아이들이 뛰어놀기도 하고, 다양하게 정원을 활용한다.


요즘 작은 텃밭이나 주말 농장도 많이 한다던데 그런 쪽으로 취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흙을 만지고, 생명의 숨결을 느끼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목격하는 그런 긍정적인 변화.





근황 3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버스 타고 출근하던 어느 아침, 치마 위로 무언가 톡 떨어져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벌레인 줄 알고 ㅜ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나무에서 떨어진 꽃씨. 도시 한가운데서도 씨앗을 뿌리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날아갔는데, 하필 버스로 떨어지다니 ㅎㅎ 우리 회사 건물 앞 흙에 고이 놓아주고 왔는데, 이 흩뿌려진 씨앗들도 뿌리내릴 수 있을까?




근황 4



여전히 다정다감한 우리 남편. 잊지 않기 위해 남기는 기록




근황 5



세상이 너무 발전했다. 요즘 요플레는 뚜껑은 핥아먹지 않아도 된다... 뭔가 비인간적이다 ㅋㅋㅋ 요플레도 이렇게 발전하는데 나는 언제 발전하나... 차근차근 다시 시작!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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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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