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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20. 2023

허무주의보

무념무상을 향해




This is the price that must be paid for the passions of this earth. 
If this myth is tragic, that is because its hero is conscious. 




The Myth of Sisyphus by Albert Camus


신들을 기만한 죄로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 벌을 받게 된 시지푸스,

굴러 떨어진 바위를 향해 다시 내려오는 그 순간이야말로 시지푸스가 자신과의 운명을 이기는 승리의 순간이다.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배운 니힐리즘.

생각해 보면 나는 학생 때에도 같은 고민을 했다. 

재미없고 심심하고... 우리는 왜 살까 하는 생각들.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서

하루하루는 너무 길지만

날짜는 또 너무 빨리 지나가는 

모순적인 시공간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소소한 일상을 감사할 줄 알며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머리로는 알지만 


사실 나도 무관심하다...


삶에 열정을 가지고 했던 행동으로 인해 벌을 받게 된 것처럼

이런 비극도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겠지




At each of those moments when he leaves the heights and gradually sinks toward the lairs of the gods, he is superior to his fate. He is stronger than his rock. 




똥으로 쌀거란 걸 알지만 맛있는 걸 먹고 싶은 것처럼

결국 일어나게 될 거란 걸 알지만 잠을 청하는 것처럼

다시 돌아올 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집을 나서는 것처럼


언젠간 잊힐 거란 걸 알지만 기록해 본다.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살아가고

어차피 똑같다는 걸 알면서도 특별하기를 바라고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꿈꾸며


그래도 우리는 매일매일을 살아낸다

회사를 가서 똑같은 일을 하고

끼니를 챙기고 스스로를 건사하며

하루를 채워간다


그런 순간들마다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운명보다 강하고

바위를 이기는 법,

작은 성취, 작은 승리이다.




Despite so many ordeals, my advanced age and the nobility of my soul make me conclude that all is well.




그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바보 같은 장난도

진지한 이야기도

솔직한 마음도 

나눌 수 있는 친구.


소소한 일상을 축하하고

응원해 주고 

감사할 수 있게

같이 길을 걸어갈 사람들.


그러니까 나는 마음 맞는 사람들이 그리운 것 같다.




조동아리 같은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수다 떨고,

일상을 나누고 무엇이든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사이.


프렌즈에 나오는 카페처럼 만남의 광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커피 한 잔 하며 누구든 편하게 오고 가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친구들.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아직까지도 잘 맞는 친구를 만나질 못한 걸지도 모르고...


언젠가 우리 남편이 나의 친구도 되어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미 그런 존재인데 내가 멀리하는 걸까?




The struggle itself towards the heights is enough to fill a man's heart. One must imagine Sisyphus happy.




그 고난 자체가 시지푸스의 삶의 의미를 채운 걸까? 

카뮈는 시지푸스가 행복했을 것이라 한다.


그래도 행복한가 묻는다면


그래,

오늘 읽었던 책은 재밌었고

한낮의 태양은 화창했다.

마트에 가서 구경도 하고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웃기도 했다.


오늘도 하루를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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