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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12. 2024

미국 공기업,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환경

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의 나의 첫 직장, 주 공무원. 당연하게도 너무 가난했다 ㅠㅠ


지은 지 몇십 년은 된 건물에 카페트나 벽지를 한 번도 교체한 적 없는 것 같은, 게다가 창문도 안 열리는 건물에 중앙제어 에어컨 ㅠㅠ 각계각층의 고객님들이 오가고, 건물 입구는 야생 닭이 정중앙은 비둘기가 점령했다. 그들을 따라 가끔씩 벼룩도 오고 바퀴도 오고, 진짜 새똥이 칠갑을 해서 유리창 밖이 깜깜한 ㅠㅠ 그래도 모든 게 돌아갔다, 신기하게도. 아끼고 아껴 알뜰살뜰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공기업은 다를까?


직접 비교는 불가. 토지가 한정적인 섬에서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당연히 쉽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도 근무환경만 보자면 진짜 비약적인 변화이다. 20년 만에 리모델링했다지만 회사 건물도 굉장히 깔끔하고 (이전 직장은 지은 지 50년이 넘음) 주차공간도 널찍한데 분기당 20불, 심지어 무료 주차 공간까지 있다!!! (이전 직장은 주차자리 신청 대기가 25년... 25년 근속하시고 주차 자리받은 분 실제로 봄. 근데 주차비가 월 $75) 와우 어 홀 뉴 월드~~~


게다가 대부분의 공공기관에 올젠더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인종/성별/장애 등의 차별요소를 최대한 제거하고 모든 인류(?)에 친화적인 공간과 가치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https://brunch.co.kr/@kim0064789/740




이 직장도 30년 동안 일했다는 분도 계시고, 은퇴하고도 고문으로 일하시는 분도 계신다. 회사에 애정이 가득 동기애가 듬뿍 그런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으쌰으쌰 고객을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불철주야(?)는 아니고 근무 시간에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


입사하고 얼마 후, 한 동료와의 대화.


본인은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든 가르쳐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이 보장된다면. 그리고 각 개인의 잠재력의 최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라고.


옛날에 읽었던 한 군대이야기가 떠올랐다. <사람을 살게 하는 말>이라는 제목에, 우울증, 얼차려, 재배치 순으로 자포자기했던 한 군인에게 “네가 더 잘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제야 온 거”라는 중대장님의 말씀이 자신을 살렸다는 내용이다.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배움의 과정을 하나하나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자신의 실수를 직접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상적이긴 하다. 회사들이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알면서도 안 하는 것과, 그럼에도 해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입사 첫날, 내 개인 사무실을 배정받았다. 끼야우!!!!! 전 직장에서는 5년 동안 근무해서 승진해서 겨~~우 문 달린 큐비클 받나 했는데, 사무실이 준비가 안 돼서 미뤄지고 미뤄지다 결국 퇴사엔딩이었는뎈ㅋㅋㅋㅋ 오자마자 큰 방이 하나 딱. 서랍은 얼마나 많게요~ 심지어 창문도 있고요. 페인트칠도 새로 해주셨다! 모니터도 두 대~~ 전 직장에서는 다른 부서에서 버린 모니터 줍줍하러 다녔는데 게다가 케이블도 안 맞아서 그거 찾아다니는 것도 일이었다규


그리고 이 사무실은 진짜 진짜 좋고 비싸 보이는 업무 용 유료 프로그램을 쓴다. 이거 하나만 있어도 그냥 우리 팀 한국 회사라면 한 명이서 다 할 정도의 업무인 것 같은...ㅋㅋㅋㅋㅋ 전 회사는 20년 전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 쓰는데 ㅜㅜ 심지어 새 컴퓨터 본체를 샀는데, 프로그램이 호환이 안 돼서 윈도 7로 다운그레이드시켜서 써야 함. 업데이트하려면 개발자한테 연락해야 한다고 추가요금 드니까 안/못 해서 진짜 다 하나하나 수작업... 그거 하라고 나 월급 주는 거라면 할 말 없지만 말이다^^;


더 대박인 건, 사무실 안에 개인 프린터! 심지어 칼라!!!!! 옛날에 대학원 졸업하자마자 한국에서 일했던 어느 사무실에는, 업무상 칼라프린터를 사용할 때, 제목 내용 목적 장수를 수기로 작성하라 해서 어이 털렸던 적이 있었는뎈ㅋㅋㅋㅋ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 라이선스 계약 중단한다고 구글 공짜니까 그거 쓰라던 회사. 나는 종이보다 컴퓨터라 출력은 거의 안 하지만 개인 칼라프린터가 있다는 거 자체가 신기했다. 나 대체 무슨 회사를 다녔던 거니 ㅠㅠ


더더더 대박인 거, 업무용 핸드폰을 배정받았다. 심지어 아이폰. 게다가 내 핸드폰보다 높은 시리즈 ㅜㅜ 개인 번호 노출될 위험 없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그만큼 외부 연락이 많은 일이라는 뜻이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 전 직장에서 코로나 락다운 때 무료 구글 전화 쓰라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물론 갑작스러운 락다운이라 회사가 준비할 시간이 없었겠지만, 너무 좋았다. 퇴근할 때 핸드폰 회사에 두고 가도 된다고 했는데, 더 좋음~~


재밌었던 건 에어컨 중앙제어라 너무너무너무 추워서 패딩 입고 덜덜 떨고 있는데 라디에이터 가져다 주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환경보호 어디 갔냐고요 ㅠㅠ 그리고 바로 관리부에 중앙냉방 조절 신청을 해주시고, 천장 에어컨을 자석패널 같은 거로 막아버렸다 ㅋㅋㅋㅋㅋ 이... 이렇게까지?




아무튼 모든 직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직장임은 분명했다! 그렇게 믿었다! 이 ‘환경’이 나에게 어떤 미래를 불러올지 모른 채...







https://brunch.co.kr/brunchbook/kim20064789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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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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