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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11. 2024

5년 차 미국 공무원의 소심한 탈주

두 달 만에 유턴...

공무원을 퇴사했다.


이사 갈 거라고 밑밥을 하도 깔아놔서 진짜 이사 간다고 하니 아무도 믿지 않았었다. 나는 한 달 전부터 사표를 냈지만, 설마 진짜 가겠어~ 했나 보다. 언제든 그만두려고 회사에 아무것도 가져다 놓지 않아서 그냥 퇴근하면 끝이었다. 그게 나의 마지막 출근일이었다!


하는 일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지겹고도 지겨운 똑같은 업무의 연속이었다. 민원인들보다 더 힘든 게 매일 봐야 하는 직장 동료들이었다. 좋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분명 장점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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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이민 와서, 취업 허가 받고 처음으로 합격한 사무실. 다른 사기업 싹 다 광탈하고 공무원 하나 붙었었다. (미국은 공채가 아닌 상시채용) 결론적으로 다른 곳에 다 탈락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인종차별 없고,

노조 강하고,

보험이나 연금 등의 혜택도 있고,

휴가 병가 보장되고,

코로나 때 안 잘리고,

심지어 위험수당도 나오고,

일도 어렵지 않았다. 오죽하면 나보고 컴퓨터 지니어스​라고... ㅜ


나는 취업 허가만 받고 입사해서 영주권과 시민권 인터뷰 모두 공무원일 때 보게 됐는데, 면접관이 직업을 보고 친근하게 대해주는 분위기가 느껴졌었다. 인터뷰도 상대적으로 짧게 끝나고 결과는 당연히 합격했고.


공무원은 내가 찾을 수 있었던 가장 이민자 친화적인 직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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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유연성이냐 고용 안정성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내가 만약 이 편안함 대신에, 진취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어떤 사기업에 들어가서 월급 빵빵하게 받으면 더 잘 살고 있었을까? 코로나 때 노룩패스로 이메일로 해고당하지 않았을까?


고용 안정성이 보장된 공무원은 그만큼 고인물이 많다. 미국은 정년이 없기 때문에 70대, 심지어 80대도 일하는 사람이 있다. 그만큼 고인물이 많아 승진이 느리다. 윗사람이 빠져야 내가 올라가니까.


(금전적) 보상이 확실한 업무를 하면 성취감이 더 컸을까? 뭔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 발맞춰 빠른 자기 계발과 커리어적 발전이 있었을까? 아니면 경쟁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돼서 걍 그럭저럭 살고 있었을까?


불안감이 높은 나에게는 결국 안정성이 우선이었다. 공무원 퇴사 2달 후, 나는 다시 공무원으로 재취업하게 된다.


따박따박 들어오던 월급이,

그나마 있었던 보험이,

사회적 소속감이,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기에는 너무 소중했기 때문이다. 녀석, 360도 변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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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 잘린다 vs 저 사람도 안 잘린다


공무원 유턴좌, 이번 직장은 공기업이다.


면접 전에 인터뷰 질문을 알려주며 너를 테스트하기 위함이 아니라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고 하고,


물가가 높은 도심에 위치해 있어 월급에 추가적으로 수당이 지급되며,


어느 누구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회사였다.


그랬는데...


입사 한 달 차,


나 신입인데 왜 내가 팀을 대표해서 발표하고 있지?

나 신입인데 왜 다들 나한테 물어보지?

나 신입인데 왜 리포트를 나한테 달라 하지?


뭐 이런...???? 이게 돌아간다고??????

다시 탈주 각인가?ㅜㅜ


시작은 정말 이상적이었는데 말이지 ㅎ




입사 1일차, 입사 3일차, 입사 한달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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