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주
#0505 #일요일
왜 그런 날 있잖아요.
가까스로, 겨우 겨우, 하루를 버티고 돌아가는 길이
늪지대에 빠진 것처럼
한 걸음 떼기가 까마득한 날.
누군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날.
저는 오늘이 그랬어요.
고맙다 한마디면 될걸.
아니, 고맙다 까지도 아니더라도 그래 네가 고생했다 이렇게라도 말해줄 수 있잖아요.
나는 언제까지고 기다리기만 하다가 죽을 것 같아요.
시리고 시린 날
그런 날이었어요, 오늘이.
#0506 #월요일
생각이 깨어있는 사람, 제가 정말 존경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아내고
사소한 일들에 개의치 않는 대범함
유연한 사고로 다방면을 볼 수 있으며
그래서 타인의 입장도 고려해 줄 수 있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보기로 선택하는 사람.
생각이,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
배우고 싶은 점이 정말 많은,
존경해 마다 않는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배우고 싶은 점을 또 한아름 찾아서 돌아왔어요.
바쁜 하루에도 시간을 내주는 친구가 참 고맙고 또 많이 보고 싶을 거 같아요.
#열린마음 #사랑은열린문 #휴가마지막날 #와이키키
#0507 #화요일
#퇴준생 #출근 다섯 번 남은 날.
오랜만에 회사 출근했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이 지나갔던 하루.
짧은 여행 후에도 어디엔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게 마음 한편에 안심을 주는 것 같아요. 곧 퇴사하는 저를 반갑게 맞아주고 인사해 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감사하게 돼요.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
누군가를 위해 진심을 다하는 마음
우리가 그 일을 하는 ‘목적’
그러기 위해 꼭 지켜져야 할 일들.
미국에서의 첫 직장. 직장인으로서, 이민자로서, 외국인으로서, 정말 좋은 기회이자 일터였다! 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많이 배우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 상사와 동료들에게도 더더더 감사하고
그나저나 이 감사한 마음을 마지막 날에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은데 뭘 하지… 한국 같으면 회식하면 될 텐데 점심을 준비해야 하나 그러기엔 사람도 너무 많고 ㅜㅜ
#미국직장인 #미국외노자 #미국회사 #해외취업 #공무원 #미국공무원 #하와이공무원 #미국이민 #공무원퇴사 #퇴사준비 #퇴사일기 #해방일지
#0508 #수요일
#직장내괴롭힘 #미국직장인 #미국공무원
네 잘못이 절대 아니야
네가 속상해하지 않아도 돼
신경 쓰지 말고 마음 편히 가져
그런 일을 겪게 돼서 정말 유감이야
우리 모두 네가 열심히 일해줘서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
그 사람 때문에 퇴사하는 게 아니었길 바라
직장 생활 하면서 내가 겪었던 가장 무례한 사람. 소리소리 지르는 것보다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게 정신적으로 더 괴롭다는 걸 알려주신 분 ^^
왜 나를 싫어하지? 내가 뭘 잘못했나?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순간, 그 찰나에 자존감이 정말 낮아진다. 나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기분.
그런데 그분은 어디서든 계속 그래왔던 분이라고, 그래서 내가 당한 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위로를 해주셨다. 한 편으로는 내 잘못이 아니라는 말에 너무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 편으로는 나를 위해 그 말을 해주신 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 직장에서는 임원 분들을 위해 일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는데, 가장 큰 깨달음은 회사가 운영되기 위해 정~~말 많은 일들이 있다는 거. 그리고 그 많은 일들이 보안이 정말 잘 지켜진다는 거.
평사원일 때는 정말 머리 꽃밭으로 맡은 일만 잘하고 퇴근하면 땡이었는데, 상사가 되려면 직원 관리부터 해야 할 일이 끝도 없이 많아진다. 거의 산타할아버지처럼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다 알고 계신달까.
좋은 상사가 되려면 부하 직원들을 위해 일할 수 있어야 한다. 팀원들을 진심으로 위하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
승진한다고, 직급이 높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 나도 승진을 하고 싶다면 나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것이다!
사실 그 사람 때문에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게 가시방석이었긴 했다. 그 사람 때문에 퇴사하는 건 아니었지만, 일부러 무리하게 퇴사 날짜를 앞당기긴 했으니까.
일주일도 안 남은 지금은 다른 층으로 와서 안 봐도 되니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차라리 부장님께 미리 말씀드렸더라면 상황이 좀 더 나았을까?
퇴사 직전 준비된 내 책상. 문 밖이 바로 부장님 자리라 부장님 문 쪽으로 거울을 세워놓았다 ㅋㅋㅋㅋㅋ
#0509 #목요일
#퇴사준비 #공무원퇴사 #퇴준생 #미국공무원 #외노자
이제부터 퇴사날까지 휴가를 내고 싶어서, 오늘 인수인계서와 관련 서류들을 전부 정리하고 왔어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해온 일들을 한 곳에 모아두니 뭔가 마음이 찡 한 거 있죠. 또 막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복잡한 감정이 몰려와요.
같이 일했던 동료들도 하나둘씩 인사하러 와주고 또 고마웠다 보고 싶을 거다 주거니 받거니 하고 나니 눈물이 찔끔 나올 것 같았는데 아주 기가 막히게 참았지 뭐예요 ㅋㅋ
근데 오늘 하루 종일 해도 못 끝내서 다음 주 중 하루나 이틀은 더 출근해야 할 것 같아요 ㅠ 이놈의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매일매일 계속 새로운 일이 생기니까 아마 마지막 날까지도 비슷하겠죠. 딱딱 다 끝을 보고 잘 마무리를 해서 고이 넘겨주고 싶었는데 ㅠ
원래 제 자리는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 만들어진 자리였대요. 그래서 이전 업무들 파악하면서 기록을 남기고, 새로운 업무들 체계를 만들어 가고, 거의 제 맘대로~~ 까지는 아니지만 제 방식을 많이 반영한 일들이라 더 정이 가요 ㅋㅋㅋ 제가 또 여기서는 엑셀 지니어스 잖아요~~? ㅋㅋ
이렇게 돌아보니 떠난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요.
하와이 미안해. 그동안 미워해서 미안해. 그리고 그 마음을 계속 표현해서 미안해. 덕분에 행복했고, 덕분에 내가 살았어.
#0510 #금요일
동네 사람들~~!!!! 저희 남편이!!!! 드디어!!!! 시험을 봤습니다!!!!!!
지난 3년간!!! 봄 여름 가을에 6번을 취소하고도! 3번을 더 미룬!!!!! 그 시험을 말이에요!!!
이제 드디어 수험 생활 끝! 취준생으로 레벨 업 했어요!!!
#0511 #토요일
미국 대학 졸업식에서는 학위수여 할 때 학사모에 달린 테슬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는 전통이 있어요. 총장님 또는 학장님이 학생 대표의 테슬을 넘겨주면 졸업생들도 다 같이 테슬을 옮깁니다.
대학은 지식의 보고, 지성인의 상아탑 이라고도 하죠. 그래서 졸업식의 여러 관습들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요.
대학교 로고는 대학이 학문의 자유를 방어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방패 모양이래요.
졸업가운은 학문 앞에서는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하다는 의미로, 옷차림이 보이지 않게 발목까지 내려옵니다.
학사모는 고대 로마에서 노예가 자유를 얻으면 수술이 달린 모자를 썼다는 역사에서 유래해, 학문의 자유를 의미한대요.
졸업 가운 위에 걸치는 후드 역시 뒤에서 보면 방패 모양이기에, 평생 자유를 방어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목에 거는 것이라 합니다.
태슬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면서 학생에서 졸업생으로의 전환을 상징한다고 해요. 긴 학업의 여정을 완주하고, 졸업 후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의미입니다.
저도 인생 전반적으로 여러 변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졸업식을 구경하니 마음이 뭉클했어요. 어린 친구들과 그들의 앞날이 창창한 미래가 정말 기대되고, 또 누군가의 꿈을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에서 저도 마음이 채워지는 경험이었습니다
#미국대학 #미국졸업식 #졸업식 #테슬넘기기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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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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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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