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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May 21. 2024

시댁으로 이사 가는 날, 아름다운 하와이 안녕~

5월 셋째 주


파도에 깎여 반들반들해진 조개껍질을 주웠다. 긴긴 세월 얼마나 많은 파도와 얼마나 많은 바람에 깎이고 깎였을까... 조개껍데기는 녹슬지 않는다더니, 자신을 깎아내면서 그 모진 시간을 버티는 걸까. 그래서 사리가 돼버리는 전개?! ㅠㅠ 녹슬든 깎이든 자기 자신을 잠식하는 건 마찬가지인 걸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좋을까?








5/12 일


기념일은 언제나 어려운 것 같아요 ㅎㅎ 뭔가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일들을 기대하게 되잖아요.


오늘은 미국의 어머니 날이라 하와이에 오신 시어머니와 시누이와 남편과 하루를 보냈습니다 ㅎㅎ




서퍼들의 천국! #파도맛집! 하와이 오아후 섬 북쪽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파도가 높이 친대요. 그래서 #서퍼 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자 유명한 #서핑대회 도 열리는 곳이래요. #반자이파이프라인 #BanzaiPipeline




물속에서 수영하는 거북이도 보고, 해변가에 나와 햇빛을 쬐며 낮잠 자는 거북이도 봤어요! #라니아케아비치 #LaniakeaBeach




바닷가 앞에 목장이 있었는데 당근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말들이 펜스까지 나와있더라고요  그래서 말도 가까이에서 보고 정말 신기했어요!! #노스쇼어랜치 #NorthShoreRanch




정말 정말 운이 좋았던 날. 아름다운 하와이





5/13 월


#취중일기 #송별회 #안녕은영원한 #헤어짐은아니겠지요 #하와이안녕


오늘은 송별회날, 조퇴하고 친구들과 야외식물원에서 피크닉을 하고 저녁까지 놀자는 야심 찬 계획이 있었는데 딱 약속시간부터 폭우가 내림. 친구가 버스 타고 오면서 비 많이 온다고 그랬을 때, 내가 파리바게트 들어가면서 여기는 비 하나도 안 와서 괜찮다고~~ 하고 케이크 사고 나왔더니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는 게 아닌가. ㅜㅜ


인테리어 엄청 예쁘게 잘해놓은 야외 테이블 석이 있는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구경 갔다가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한국 노래방을 가서 아주 우아하게 놀려고 했는데! 고속도로가 폐쇄된다는 소식에 한 명은 떠나고 단 둘이서 광란의 밤을 달렸다 ㅋㅋㅋㅋㅋ (약간 중간 과정의 사진이 싹 다 생략됐지만 ㅋㅋㅋ)


아이가 있는 친구들이나 시댁과 가까이 사는 친구들과는 항상 일찍 헤어져야 해서 정말 아쉬웠는데 진작에 시간 내서 종종 놀러 나갈걸. 꾹꾹 참고 사는 게 능사가 아닌데 좀 스트레스도 풀고 우리끼리 추억도 만들고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자꾸 아쉬워지려던 찰나, 이 날은 내일은 없을 것처럼 너무 재밌게 놀았고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5/14 화


#송별회 #한식파티


또 다른 송별회. 매주 토요일 같이 필라테스했던 친구들과의 작별인사. 무언가를 배우거나, 주기적으로 어떤 활동을 같이 하는 게 좋다! 포인트는 만나서! ㅋㅋㅋ 필라테스를 했지만 언젠가부터 수업 끝나고 브런치 가는 게 루틴이 되고 차 타고 멀리까지 커피 마시러 갈 수 있었어서 정말 좋았던 ㅋㅋㅋㅋㅋㅋ 마음 맞는 친구를 찾는 것도 어렵지만 시간 맞는 친구를 찾는 것도 진짜 어렵다는 거 ㅠㅠ 어디를 가서도 좋은 인연을 만나 쭈욱 이어갔으면 좋겠다!





5/15 수


#미니멀라이프 #미니멀이사 #캐리어이사 #작은집 #원룸이사 #스튜디오 #미국이사


이사준비 시~작! 남편이랑 시어머님 하나우마베이 보내 드리고, 집 안의 모든 수납장을 뒤집어엎어 미친 듯이 짐을 싸고 무료 나눔 함에 물건을 나르고 또 짐을 싸고 더 물건을 비우고~~ 엄청나게 더러웠던 창문을 닦고 나니 세상이 훤하게 비친다ㅜㅜ 진짜 하나하나 내 손길 닿지 않은 곳이 없었는데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갈하게 살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 진짜 애증의 집.





5/16 목


#퇴사일 #미국공무원 #공무원퇴사 #직장인스타그램 #미국회사 #마지막날.


보험 문제 때문에 떠나기 직전까지 출근해야 했던 우리 회사. 특이하다 특이해. 마지막 날에는 무조건 회사에 출근해야 그 달 (정확히는 해당 반월급 기간인 pay period) 의 보험이 커버된다는 정책이 있어서, 얼마 남지도 않은 휴가랑 병가까지 알뜰살뜰 다 쓰고 겨우 마지막 출근 ㅠㅠ 나는 딱 두 시간 있다가 조퇴했다. 그 두 시간 동안 진~~짜 마지막으로 여러 사람들과 인사하고 축하도 받고... 눈물이 찔끔 날 뻔했지만 그래도 웃으며 퇴사!




#방빼기 #미국이사 #퇴실점검 #스튜디오이사 #캐리어이사 #미니멀라이프


퇴근하고 집에 와서 다시 미친 듯이 짐 빼고 마지막 청소하고 본 텅 빈 스튜디오. 외롭디 외롭던 시절 주말에 친구들 불러 모았던, 사실 다섯만 모여도 복작복작했던 나름의 아지트였는데. 가구도 다 빠져버린 텅 빈 집을 보니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하지만 그런 센티함 어림도 없쥬... 부동산에서 점검 나왔는데 이것저것 트집 잡고, 이전에는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거 말 바꿔서 마지막에 정 털림 ㅠ 정말 오래되고 낡았던 우리 집. 진짜 안녕...





5/17 금


#캐리어이사 #비행기이사 #미니멀라이프 #미니멀이사


비행기 타는 날. 각각 체크인 캐리어 두 개 캐리온 하나씩, 여섯 개로 이사했다. 진짜 단출하게.


나에게 미니멀라이프란? 내가 관리할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사는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용량의 거의 최대치인 듯하다. ㅎㅎ 공항에서 바퀴 달린 캐리어 손잡이 두 개 합쳐서 한 손으로 밀고 이민가방 다른 손으로 끌고 다니며 겨우 움직임 ㅋㅋㅋㅋ 아니, 언제부터 카트가 8불이나 됐냐고요 ㅠㅠ 인천공항은 무료인데ㅠㅠ


깜깜 밤 중에 드디어 미국 입성(?) ㅋㅋㅋ 비행기로 다섯 시간밖에 안 걸리는데 정말 오기 오래 걸렸다 ㅜㅜ 백 년 전에 더 나은 삶을 찾아 배 타고 이민 온 사람들의 마음이 이랬을까? 트럭에 한가득 짐 싣고 새 출발 한다.





5/18 토


#시댁 #미국시댁 #국제부부 #미국소도시 #시댁근처이사


시댁이 있는 곳은 소도시 감성 한 스푼에 자연과 어울려 사는 아름다운 지역이다. 여유로운 일상에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달까.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에 하와이와도 또또 다른, 이것이 대륙의 자연?!


지난번에 왔을 땐 원 앤 온리 아시안이었는데, 이곳에서 살기에는 어떨까 걱정도 되고 궁금도 했다. 아마존 있겠다, H마트도 (두 시간 차 타고 가면) 있겠다, 어떻게든 살아지지 않을까? 하지만 아마존 한국식품은 왜인지 배송이 일주일이 걸리고 H마트도 시골까지는 배송이 어쩌구저쩌구 해서 한국인의 매운맛을 못 보나 했는데 ㅋㅋㅋ 이번에는 동네 마트가 확장해서 아시안 음식 코너가 딱!! 컵라면도 딱!!! 대박 감동이다 ㅋㅋㅋㅋㅋ 누가 나를 위해 만들어주셨나? ㅋㅋㅋ


이곳은 예전에 부모님께서 사셨던 소도시와도 사뭇 다르다. 전부 비슷비슷하게 생긴 하우스가 쭉 줄지어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곳은 건물마다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개성을 뽐낸다. 하우스끼리도 널찍하니 떨어져 있고, 고층 건물도 없어서 시야가 탁 트인다. 학교와 도서관 박물관 야구장 축구장에 공원까지 크게 있고 스!타!벅!스!도 두 개나 있으니까 나름 큰 규모의 타운이랄까 ㅋㅋㅋㅋㅋ  


아무튼 올 때마다 매력적인 동네이다.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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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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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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