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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May 28. 2024

미국 소도시 풀소유 라이프

5월 넷째 주


이곳은 너무 춥다. 겨울을 느끼기 위해 북으로 북으로 여행 간다고 홋카이도시카고까지 다녀왔는데 그때는 그렇게 따뜻하더니. 북쪽이라고 다 추운 건 아닌가벼? 여긴 왜 때문에 튜워 듀금ㅠㅠ 수면양말이 필요해. 히트텍이, 어그부츠, 기모후드가 필요해ㅜㅜ 전기장판이 필요해!!


하와이만 떠나면 어디도 갈 수 있쒀!! 노르웨이도 갈 거야!! 라고 자신 있게 말하곤 했는데. 적도에서 북극으로 라고 브런치북 이름도 만들어놨지. 어차피 못 가게 됐지만... 노르웨이는 더 춥겠지? ㅜㅜ






#0519 #일요일


#소도시라이프 #천천히흐르는시간 #정원있는집 #미국육아법


저녁에 남편 친구집에 놀러 가 친구 따님과 한바탕 놀고 저녁 먹고 왔다. 아기가 느~~~~~므느므 귀여워서 진짜 이런 딸이면 열 명도 낳아 키우겠다 싶음. 나는 아기가 작고 귀여워서 벌벌 떠는데, 부모님은 아기를 굉장히 자유로우면서도 엄격하게 키우셔서 인상 깊었다.


1️⃣ 뭔가를 부탁할 때 ~~ 해주세요 플리즈 라고 말해야 들어줌. 플리즈를 빼먹으면 어떻게 부탁하는 거지? 라고 물어보고 다시 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줌. 그 뒤에는 꼭 땡큐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해줌


2️⃣ 괜찮아~ 라고 용기를 북돋아 줌. 조심성이 많은 아이가 좀 더 활동적일 수 있도록,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도록, 조금 다쳐도 회복할 수 있도록. 물론 안전한 놀이 공간 안에서! 처음 가는 장소에서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 그리고 아이가 ~~ 해도 되나요 라고 먼저 물어볼 수 있도록 알려 줌.


3️⃣ 안 되는 건 아주 단호하게 알려줌. 그리고 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엄격하게 말해준다. 물론 이유도 함께 설명해 주고. 웃음기 쫙 빼고 낮은 목소리로 말해서 사실 나도 약간 쫄음 ㅠ


4️⃣ 단독주택이라 집이 넓으니 아이 놀이공간, 책 읽는 공간, 수면 공간 등 공간 분리가 정말 잘 되어있다. 넓은 공간에서 의자나 미끄럼틀 목마 등 안전하게 놀 수 있고, 또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하는 등 소음이 발생해도 괜찮아서, 아이 키우기 좋아 보임.


5️⃣ 정원을 활용할 수 있어서 친환경(?)적인 육아 가능. 정원에 있는 큰 나무에 그네를 탈 수 있게 매달아 줌. 나중에 그 나무 위에 작은 집을 지을 수도, 정원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텐트를 치거나, 동물을 키우거나, 밭을 가꾸거나, 무궁무진하게 활용 가능.


아이를 키우기에는 도심보다 교외지역이 훨씬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부모로서 할 일이 엄청 많겠지? ㅠㅠ





#0520 #월요일


#소도시라이프 #작지만큰세상 #미국하우스 #하우스시팅 #미니멀라이프 #맥시멀라이프


저희는 지금 시어머님 친구댁에 하우스시팅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캐리어 세 개로 이사한다는 미니멀 라이프가 무색하게도 왕 큰 집에 오니 #풀소유 라이프도 괜찮겠다 싶은... ㅋㅋㅋㅋㅋ


집에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서 여유롭고 여유로운 그런 삶.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는,  공간이 엄~~청 넓어서 미니멀라이프가 필요조차 없달까요. 아파트 단지와는 또 다른 매력에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아요.




오늘은 한 시간 반 거리의 대도시 근교(?)에 시어머님께서 볼 일이 있으셔서 나가셨다가, 한식 푸드코트가 있어서 저희를 위해 음식을 사 와 주신다고 문자가 왔어요!


문자에 친절하시게도 메뉴까지 찍어서 보내주셨는데, 치킨이랑 김치볶음밥이랑 김치전 주문 꺅. 옛날 동화(?) 같은 거 보면 읍내 일 나가신 어머니께서 맛있는 거 사 오길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아이들의 마음이 이런 걸까요 ㅎㅎㅎ


베~~리베리 아메리칸 스타일 코리안 푸드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식을 먹어서 좋았답니다. 한국 돈으로 8만 원이 넘는 메뉴 ㅜㅜ 이래서 집에서 온갖 음식들 마스터하나 봐요. 언젠가 대도시 놀러 가면 한식당 뿌셔뿌셔 한국마트 뿌셔뿌셔 하고 와야겠어요. ㅋㅋㅋ





#0521 #화요일


#소도시라이프 #미국이민 #이민생활 #해외생활


#슬기로운이민생활 을 위해 내가 새로 적응해야 할 것들


1️⃣ 시차


하와이와는 시차가 19시간이라 하루 더하고 다섯 시간 빼면 나름 겹치는 시간대가 길었다.

미서부는 시차가 16시간이라 (데이라이트 세이빙 기간에는 17시간) 고작 세 시간 차이인데 자꾸 헷갈린다.


아침 8시가 한국 0시. 즉 네이버 웹툰은 아침 7시, 글쓰기 인증은 아침 8시 ㅋㅋㅋㅋㅋ 아침형 인간이 돼서 한 다섯 시쯤 일어나서 책 읽거나 글 쓰고 상콤하게 웹툰보고 하루 딱 시작하면 갓생일 듯 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여기 아침 시간은 한국은 깜깜 밤이고, 오후 세시쯤 되어야 한국 아침 7시 시작, 내가 잠들 때쯤이면 한국은 퇴근 시간 전 즈음. 왜 이렇게 헷갈리냐 외워라 외워 ㅠㅠ


2️⃣ 날씨


이곳은 딱히 북쪽은 아닌데도 아직도 춥다. 시카고보다 훨씬 아래인데도 튜움. 아직도 손발이 차고 오늘은 비 와서 그런가 더 춥다. 기모 후드를 입고 긴바지에 양말 필수.


춥고 건조하다. 사막 있는데라 그런가, 여름에 건조하고 겨울에 습하다고 한다. 그래서 샴푸로만 대충 머리 감으면 간질간질, 린스하고 바디로션 챙겨 발라야 한다.


3️⃣ 음식


시카고에서 괜히 한국인들 김치 냄새난다 어쩐다 얘기 들어가지고, 집안에서 음식 해 먹기가 나 혼자 눈치 ㅠㅠ 그래서 컵라면 먹을 때도 창문 활짝 열고 먹으려는데 아니, 남편이 꽃가루 알러지가 있네? ㅋㅋㅋㅋㅋ 창문을 못 열게 한다ㅠㅠ 여기서 어찌 살았대 ㅠㅠ


그런데 컵라면을 먹어도 그 맛이 아니다~~ ㅜㅜ 매운맛이 하나도 안나. 캔 김치도 그 맛이 아니야~~ 한국인의 매운맛 좀 보고 싶다.


4️⃣ 타운


어제 랩탑 이 안 켜져서 진짜 멘붕이었는데... 동네에 애플스토어가 없었다...!!! ㅠㅠ 기껏 고쳐놨더니 진짜 망연자실. 애플스토어는 대도시로 두 시간 차 타고 가야지만 있었다. ㅠㅠ 소도시에 살려면 이런 사소한 불편은 감수해야 하겠지. 그래도 배송이라도 되는 게 어딘가 위안 삼아야지 ㅜㅜ


5️⃣ 벌레


하와이는 왕건이 ㅂㅋㅂㄹ가 있어서 매일매일 노심초사 음식물 쓰레기 냉동실에 얼리고 바퀴약에 부엌에 티끌 하나라도 없게 하느라 난리난리였는데, 이곳은 바퀴가 없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드디어 두려움에서 해방되나 했더니!!! 집지네랑 딱정벌레가 나온다고 ㅎㄷㄷ 저~~기 멀리 남쪽 사는 친구네는 전갈이 나온다던데... ㅜㅜ 무섭다 무서웡





#0522 #수요일


간장계란밥 해달라고 했는데 너무나도 정직한 계란과 밥, 그리거 간장이 사이드로 나왔다 ㅋㅋㅋㅋㅋ


시어머니와 남편과 트레일 산책 갔다가, 근교 카페에서 점심 먹고, 시댁에서 저녁까지 먹고 뒷정리하고 집에 오니... 자정이 지난 시각 ㅜㅜ 하루가 길었다.





#0523 #목요일


어제 자정이 넘어서 시댁에서 돌아오고 오늘 또 네 시간을 달려 다른 도시에 방문. 설렁탕 맛집과 트레일까지 일정을 꾸역꾸역 눌러 채웠던 하루.


남편이 미안하다고 다섯 번도 넘게 말한 날. 그래 미안하다는데 이제와서 어쩌겠니 ㅜㅜ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 데 그중에서도 최고로 변기를 가린다. ㅋㅋ 화장실이 바뀌면 쉽게 못 가는 편.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진짜 오랜만에 한식에 쌀밥을 먹었더니 변기 뚫고 날아가는 줄 ㅋㅋㅋㅋㅋ 하필 같은 날 친구도 쌀밥 먹었더니 엄청난 위급상황이 있었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한국인 밥심이야





#0524 #금요일


“꽃길만 걷게 해 줄게”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걸을 때, 돌길도 흙길도 길가에 피어난 꽃을 보고 걸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여행이었다. 넓게, 멀리, 깊이 보기.





#0525 #토요일


시댁 저녁 식사에 불참한 날. 시댁은... 여기 온 뒤로 수요일 한 번 밖에 안 만났는데... 왜 기분이 이러지? ㅠㅠ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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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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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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