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뭐 있겠습니까. 그냥 재밌게 살아냅시다요.
1.
이천십육년을 꽉 채워 살았고 12월의 끄트머리에 서서 어제와 오늘을 꼬박 살았다. 흐르는 시간을 할 수 있는 만큼 아주 잘게 토막내 순간이라 이름 붙이고는 내 곁을 지나가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휙휙 스쳐 지나갈 시간들이 묵묵히 쌓여 나를 나답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었다. 삶의 순간들은 찬란히 사라졌다. 이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그 순간들. 꽃처럼 아름답게 흩어진 나의 순간들. 소중한 추억으로 군데군데 아로새겨진 모든 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살아온 모든 시간들에 감사하며. 사라짐은 살아짐의 원동력.
2.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여러모로 대답이 쉽지 않다. 욕심을 조금 내려둔 후 생각했다. 만약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행동에 옮길 것인가 고민을 시작. 나름의 순서가 머릿속에 떠올라 몇 가지를 꼽아 손가락으로 세어본다. 부끄럽게도 이런저런 핑계로 시작도 못한 것들뿐이었다. 사라짐의 컴컴한 얼굴을 마주하니 오늘을 사는 진짜 내가 보였다. 결국 살아짐은 사라짐을 위한 것 아닐는지.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지기 위해 우리네 지금이 무진장 열심히 살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아쉽지 않을 테니까. 마땅히 자연스럽게 또 태연하게 돌아갈 언젠가의 나를 위해. 남은 오늘에 혼신에 힘을 다한다. 살아갈 모든 시간들을 기대하며. 살아짐은 사라짐의 원동력.
3.
인생 뭐 있겠습니까. 그냥 재밌게 살아냅시다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