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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Aug 13. 2022

 안 보고 지나가면 섭섭해

뇌를 알면 멘탈관리가 보일 것이다.

12시간동안 수술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다음날은 회식이 있어 진탕 술을 마신 뒤 또 잠이 들어버렸다. 허무하게 100일 동안 100일의 글을 쓰기로 한 약속이 날아가버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대부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핸드폰을 보는 일이 제일 먼저인 것 같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학습되어 있어서 거의 뇌를 쓰지도 않는 수준의 일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것을 습관이라고도 한다.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 모두 같은 행동을 여러 번 하여 생긴 일이다. 


 우리의 뇌는 일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프로 귀차니스트인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안도했다.) 그래서 반복되는 일들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일정한 길을 만들어 놓게 된다. 우리의 의식은 뇌 속에서 생기는 세포와 세포 사이의 전기적인 연결인 시냅스로 인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되는데, 반복적으로 어떤 일이 습관이 되어 버리게 되면 세포의 연결이 다른 곳으로 헤매지 않고 정교하고 효율적이게 한 방향으로 고착화되는 것이다. 이것이 습관이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이렇게 자연이 선사한 위대한 뇌의 효율성을 깨는 일이다.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돈을 아낀다고 아침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안 마시면 섭섭해지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인 것이다. 이미 지어진 뇌 속의 고속도로를 바꾸는 대공사이니 말이다. 이런 생각을 토대로 안 좋은 습관은 어디서 발동이 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뇌가 일하기를 싫어하고 현상태를 유지하려는 힘이 강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요요현상이다. 살을 수십 킬로 빼고 나서 금세 다시 원상복귀를 하는 사람들을 보았을 것이다. 보는 사람들도 안타깝고 당사자도 마음이 아플 것이다. 이런 것이 생기는 이유를 우리는 뇌에서 알 수 있다. 가장 바꾸기 어려운 생각 덩어리, 시냅스의 덩어리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정상상태의 '나'를 형상화하고 있는 무의식인 것 같다. 그래서 10kg를 뺀 상태를 본인의 뇌가 정상상태라고 인지하기까지 그 몸무게를 유지해야지만, 몸이 그 형태를 일정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당신이 100kg라고 가정해보자.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10kg를 뺐다. 사람들한테 달라진 모습에 대해 칭찬을 받고 스스로도 거울 속의 내가 맘에 든다. 옷도 조금 작은 것들을 사서 입었다. 살을 빼니 친구들과의 약속이 늘었다. 술도 마시고 재밌게 놀고는 했다. 다음날 일어나니 속이 안 좋다. 국밥 한 그릇 먹으려고 하다가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에는 나트륨이 많은 음식을 먹지 않았던 것이 생각난다. 잠깐 고민을 하다가 '한 그릇 정도인데 괜찮겠지.' 하며 결국 주문을 한다. 이런 날들이 반복된다. 어느 날 잘 들어가던 바지가 타이트하게 느껴진다. 거울을 보니 살이 다시 찐 것 같다. 체중계가 눈앞에 보였지만 올라가지 않는다. 어차피 찐 것이 뻔하니 회피를 한다. 사람들이 슬슬 다시 살이 찐 것 같다고 말하는 횟수가 늘었다.....


무서운 것은 '한 그릇 정도인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이다. 만약 당신의 무의식이 90kg가 된 상태가 정상인 상태라고 각인되어 있었다면, 과식과 과음을 한 다음날에 무슨 일이 있어도 배가 고프지 않을 것이다. 


2부에 이어서...


#의사가되려고요 #책과강연 #김민규 #멘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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