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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제발 쫌!!!!!

by 김부부

”배려가 없다고.... “


보름 뒤 수술이 잡히고 순탄하게 시간이 흘러갔다.


수술도 왠지 잘될 거 같은 기분까지 들려고 할 때쯤 어김없이 시댁에서 문제가 터졌다.


수술 4일 앞두고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난 길게 통화 못해. 내가 다시 전화하면 안 될까?”


“아니 급해서... 짧게 얘기할게.”


“몬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 하고 남편에게 전화를 빨리 끊으라고 재촉했다.


“엄마가 수술 당일에 자고 가시겠대.”


”말이 돼? “


“내가 다 얘기했는데도 막무가내야.”


“아니 말이 되는 애기라서 나한테 전달하는 거야? “


진짜 순간 단전 밑에서부터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내가 계속 설득을 할 건데. 혹시 너한테도 전화 올까 봐. 알고 있으라고.”


“우선 끊어봐. 하던 업무만 마무리하고 전화할게.”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회사를 그만둔 생각이 아니면 우선 하던 급한 업무는 처리해야 했다.


사무실로 돌아와 하던 일을 마무리하는데 화가 너무 나서 손이 덜덜 떨리 정도이었다.


내가 이렇게 화가 난 이유는 우리가 선택한 병원은 첫 번째 병원 달리 1인실도 아니고 다인실 병실이다.


또한 이 병원은 가족도 상주하지 못한다.


그 뜻은 나도 자고 갈 수가 없고 상주할 수 있는 몇 시간동안 접이식 의자 하나만 제공이 된다는 뜻이다.


이 모든 상황을 다 말씀을 드렸지만 시어머니에 반응은그런 병원이 어디 있냐? 안 되는 게 어디 있냐? 가서 달라고 하면 다 준다! 에서 더 나아가 내가 있는 게 싫어서거짓말을 하냐는 말까지 나오는 수준이라고 했다.


당최 내 머릿속으로는 이해하려 해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화가 너무 나다 못해 서운함에 눈물까지 나기시작하였다.


“어떤 식으로 말한 건데?”


급한 업무를 마치고 상사에게 잠깐 병원 갔다 오겠다. 허락을 받고 근처 공터에 와서 남편하고 전화통화를 다시 시작했다.


“있는 그대로 다 말씀드렸지.”


“근데 이러신다고?”


“거짓말한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 “


“나 정말 미쳐 팔짝팔짝 뛰겠다.”


“........ 미안하다”


“왜?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건데? 수술을 망치려고 작정하셨대?”


“왜 또 말을 그렇게 하냐.”


“그럼? 그럼? 이게 도대체 뭐 하는 짓인데?”


“야.... 흥분하지 마.”


“흥분 안 하게 됐어? 어디 놀러 가니? 놀러 가는데 같이 가서 같이 자고 싶으시대? “


“말 조심하면서 말해.”


“왜? 내가 왜? 어머님도 지금 절대 하나도 조심 안 하시는데 내가 왜? 내가 왜!!!!!!!!!”


공터에서 미친년처럼 울면서 소리까지 지르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슬슬 하나둘 다 다른 데로 이동하였다.


“우리가....아니다!!! 내가!!!!!이 수술이 얼마나 간절한데!!!! 왜???? 본인 고집을 지금 이렇게 부리신대?”


“할 말이 없다.”


“아....... 왜...... 왜...... 매번 이러시는데?

아.....나는 더 이상 못하겠어.”


“....................”


“나 이런 식이면 진짜 수술이고 모고 오빠랑도 못살겠어.”


“애기가 왜 거기까지 흘러가는데.”


“이게 모냐고. 얼마나 간절하게 바라던 수술인데. 이 수술로 우리 부부 미래가 바뀔 수도 있는데. 왜? 오빠 부모님은 오빠나 나에 대한 배려가 없냐고.”


이번만큼은 절대 시댁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겠다는 나에 각오는 짓밟혀 버렸고, 참아왔던 분노가 터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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