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가족여행
벌써 19개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던 아이가 이렇게 훌쩍 자라버렸습니다.
장마가 오기 전, 더운 여름의 시작. 푸릇푸릇한 풀 향기를 맡으러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준비한 ‘아빠와 아기 커플티’를 맞춰 입고 집을 나서는 순간,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습니다.
평범한 옷 한 벌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저를 괜히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울렛에서 옷, 가방, 신발을 구경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신기하게도 아이는 단 한 번도 칭얼거리지 않았습니다.
잘 웃고, 잘 따라오고, 다리 아프다며 보채지도 않았죠.
세 시간이 넘는 거리였는데도 환하게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언제 이렇게 컸지?’라는 생각에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고맙고 기특해서, 자꾸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게 되더군요.
조금 지친 몸을 쉬고자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시원한 물 한 잔.
아이는 간식을, 우리는 늦은 점심이자 이른 저녁을 먹으며 여행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 무렵, 마지막으로 푸른 풍경을 눈에 담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채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렇게 주말에 가족과 함께 다닐 수 있는 건강함이 얼마나 소중한가.’
예전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아이가 생긴 이후로는 달리 보입니다.
건강한 몸이 있어야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더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뒤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까까~”를 외치는 아이의 목소리에 웃음이 났습니다.
왕성한 체력을 따라가려면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다짐도 들었습니다.
아빠가 된다는 건 단지 아이를 돌보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배우는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저를 통해 세상을 배워가듯, 저도 아이를 통해 삶의 깊이를 배워갑니다.
함께 성장하는 모든 순간이 제게는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물론 힘든 날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해맑은 미소 하나면 그 모든 피로와 고민이 눈 녹듯 사라지더군요.
육아는 정답이 없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길을 묵묵히, 그리고 기꺼이 걸어가고자 합니다.
완벽한 아빠는 아닐지라도, 따뜻하고 든든한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오늘처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려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다른 아빠들 중에, 지치고 힘든 분이 계시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 함께 잘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