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커튼 사이로 햇살이 살짝 스며드는 순간에도 우리 집은 이미 활기차다.
하지만 그 활기참 속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과 웃음이 섞여 있다.
왜냐하면, 20개월 된 우리 아기는 이제 자기 의식이 점점 커지면서, 스스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마음대로 안 되면 바로 “아냐!”를 외치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평일과 달리 아빠도 집에 있으니, 아기의 모든 작은 시도와 실패를 직접 목격하게 된다.
혼자 무언가를 하려다가 잘 되지 않으면, 작은 손을 휘저으며, 또르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또 “아냐!”를 외친다.
그 모습을 보았을 때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솔직히 말하면 조금 귀찮기도 했다.
하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며 찡그리는 얼굴을 보면서, 동시에 마음 한켠이 찡해지는 걸 느낀다.
처음에는 “아냐” 소리에 반사적으로 “왜 그래, 잠깐만!” 하고 짜증 섞인 말을 내뱉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아기가 반복적으로 이런 행동을 보일수록, 나는 조금씩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아기의 행동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자율성과 성장을 향한 신호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주말에 일어난 일 중 하나를 떠올리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아기가 작은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가려다 결국 중심을 잃고 무릎을 바닥에 부딪쳤다.
순간 큰 소리로 울 줄 알았는데, 우리 아기는 “아냐!”를 외치며 손을 휘저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동시에 ‘이 순간을 지켜봐야 하나?’ 고민했다.
결국 손을 살짝 대자 아기는 "아냐! 아냐!"하며 나를 원망하듯 쳐다보며 외쳤다.
그리고 몇 초 뒤 아기는 미끄럼틀을 다시 붙잡고 올라가려 했다. 그리고 성공.
아기는 뚝뚝 흘리던 눈물을 닦고 나를 바라보며 밝은 목소리로 "아냐!" 이렇게 외쳤다.
그 모습을 보면서, 빵 하고 우리 부부는 웃음을 터뜨렸다.
평소 직장에서 시스템과 장비를 다루던 시각으로는, 모든 행동이 계획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하지만 아기 앞에서는 계획이란 의미가 없고, 오직 순간순간의 선택과 도전, 그리고 실패에서 배우는 과정이 전부였다.
자연스레 나는 마음속에서 사회와 회사에서 길들여진 사고를 내려놓게 된다.
아기가 작은 손으로 의자를 잡고 시도하는 모습을 보며, ‘괜찮아, 그냥 지금 순간을 함께하면 돼’라는 생각이 스며든다.
그날 주말은 평소보다 조금 더 길게 느껴졌다.
아기가 장난감을 쌓다가 무너뜨리고, 또 쌓고, 또 무너뜨리고 하는 반복 속에서, 나는 인내와 관찰, 그리고 작은 행복을 배우는 시간을 보냈다. 아기가 링에 성공적으로 쌓아올렸을 때, 그 작은 성취감에 아기가 발을 굴리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단순한 쌓기놀이였지만, 나와 아기 모두에게는 성장과 성취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아기의 “아냐”와 반복되는 작은 실패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게 시스템과 규칙 속에서만 사고하던 내가, 아기의 리듬에 맞춰 하루를 살아가면서 얻는 감정은 생각보다 깊었다.
그 속에서 나는 소소하지만 분명한 행복을 느꼈고, 동시에 아기를 바라보는 내 관찰력과 이해력, 그리고 인내심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주말 저녁, 아기가 잠들고 조용해진 집에서, 나는 오늘 하루를 되짚어본다.
평일에는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며 쫓기듯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주말에는 아기와 단순히 함께 있고, 아기의 시선과 행동을 따라가며, 실패와 도전 속에서 함께 웃고 때로는 안타까워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들은 겉으로는 사소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다.
아기의 작은 눈물과 “아냐” 속에서, 나는 오늘도 배운다.
작은 좌절을 받아들이고,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다시 도전하는 법,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온전히 함께하는 기쁨을.
언젠가 아기가 자라 이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기억이, 아기와 나 모두에게 앞으로의 성장과 행복을 이어주는 밑거름이 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