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쳐버린 마음을 위로하는 클래식음악

7월 22일 김대리의 클래식음악플레이리스트

by 김대리 클래식

월요일에 음악을 다 큐레이션 해놓고 결국 포스팅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요새 자꾸 무너질땐 너무 크게 무너지고, 신날 땐 극도로 신나는. 감정의 기복이 큰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시 마음을 고쳐잡을 때는 역시 클래식음악인 것 같아요. 사실 어제는 이고르 레빗의 인카운터 앨범을 하루종일 들었습니다.

이고르 레빗 인카운터 앨범

정말 좋거든요. 브람스의 코랄 음악을 들으면 정말 힘들다가도 뭔가 위로가 되는 것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 찬송가가 어떤것인지 몰라도 브람스의 코랄은 묵직하고 바흐같이 정돈된 느낌을 줍니다.

오늘 플레이리스트도 조금은 초반에 무겁게 시작합니다.

무겁게 시작하다가 결국엔 구노의 아베마리아로 끝납니다. 현재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제 마음가짐을 담아 여러분께 들려드리기 위해 선곡해봤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희망하시구요.

힘든 날에도 이 음악이 곁에서 위로 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링크는 아래 클릭하세요.

[링크]김대리의클래식음악플레이리스트


오늘의 플레이리스트 모티브

이 영화 잘 아시죠? 명작입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데어윌비블러드입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3번 수상은 아무나 수상받는게 아니죠.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과 잘 어울리는 구간이 있어서 어제의 저(?)같은 격정적 감정을 넣어보려 했습니다.


오늘의 플레이리스트

1. Chopin – 24 Préludes, Op.28: No.20 in C minor

조성진

짧지만 깊고 강렬한 이 곡은 장송곡처럼 무게감 있는 울림으로 마음을 단숨에 끌어당깁니다. 조성진의 절제된 터치와 집중력은 이 짧은 전주곡을 ‘한 문장으로 끝나는 시’처럼 완성합니다. 어둡게 시작하지만 위로받기에 좋은 곡.

2. Tchaikovsky –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III. Valse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므라빈스키 지휘

고전적 왈츠 안에 차이콥스키 특유의 우울함과 고독이 번져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아름답거나 서정적인 음악, 왈츠는 보통 과거의 회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과거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상상하는 그만의 표현 현악기의 부드러운 선율이 일상과 꿈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듭니다.

3. Chopin – Piano Concerto No.1 in E minor , Op.11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 크리스티안 짐머만

쇼팽의 가장 순수한 낭만이 담긴 악장. 줄리니의 유려한 지휘 아래 섬세하게 흐르는 오케스트라 위에 짐머만의 피아노 연주가 사랑처럼 살포시 얹힙니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지는 그런 밤에 어울립니다.

4. Brahms –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I. Allegro non troppo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 이자크 펄만

전통과 서정성, 비르투오조적 기교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이 협주곡은 거대한 감정의 물결을 만들어냅니다. 이자크 펄만의 연주는 인간적인 따뜻함과 장엄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명연.

5. Schumann – Dichterliebe, Op.48: I. Im wunderschönen monat mai

프리츠 분더리히 / 후버트 기젠

‘아름다운 5월에’라는 제목처럼 사랑이 막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그 설렘을 담아냅니다. 분더리히의 맑고 달콤한 목소리는 시처럼 가볍고 투명하게 마음을 쓱 건드리고 가는 느낌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악곡입니다.

6. Tchaikovsky – The Seasons, Op.37a: No.7 ‘July’

루간스키

‘7월 – 수확’이라는 부제처럼 한창인 계절의 열기와 밀도가 피아노에 녹아 있습니다. 루간스키의 터치가 고요한 정원을 가로지르는 듯한 서정성과 정교함을 동시에 전합니다. 7월인데 또 안듣고 넘어갈 수는 없죠.

7. Beethoven – Piano Sonata No.26 in E-flat, Op.81a ‘Les Adieux’

마우리치오 폴리니

이별과 귀환의 감정을 담은 베토벤의 자전적 소나타. 폴리니의 지적이고 투명한 연주는 슬픔 속에 품위와 희망을 머금습니다. 말없이 작별을 건네야 하는 순간에 어울립니다.

8. Beethoven – Symphony No.3 in E-flat, Op.55 ‘Eroica’: II. Marcia funebre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정명훈

장례 행진곡이라 불리는 이 악장은 고독과 숙명의 무게를 예술로 승화시킨 명곡. 묵직한 금관과 깊은 현악이 인간적 슬픔을 정제된 방식으로 이끕니다. 내면의 고요한 고통을 꺼내고 싶을 때 정명훈의 지휘와 독일의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연주를 들어보세요.

9. Berlioz – Symphonie fantastique, Op.14: I. Rêveries – Passions

파리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정명훈

사랑과 광기, 환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베를리오즈의 몽상적인 시작. 프랑스적 감수성이 폭발적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첫 악장. 머릿속이 복잡할 때 듣기 좋은 카오스의 서사시.

10. Gounod – Ave maria CG 89 (meditation sur le 1er Prélude de Bach)

알렉상드르 타로

바흐의 프렐류드 위에 덧입힌 구노의 선율이 마치 천상의 숨결처럼 다가옵니다. 타로의 연주는 기교보다 침묵을 존중하며, 한 음 한 음이 기도처럼 울립니다.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는 고요한 정화의 시간에 어울리는 곡.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다해 오늘은 음악을 큐레이팅 했습니다. 조금은 감정적으로 무겁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만 결국에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게 기승전결로 음악들을 구성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인 것 같아요. 요새 자꾸 어릴 때로 돌아가고 싶고 그저 조그마한 것에 소박하게 행복해하던 옛시절이 떠오릅니다. 더 많이 원할 수록 더 불행해진다는 걸 느끼기도 하는데 그보다 더 무서운건 책임감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책임감 없이 세상의 문제를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두렵지만 맞서 이겨내고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하게 이겨내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그냥 지하철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데 참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평온하더라구요.

이래서 클래식음악을 듣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고른 음악이 누군가의 하루에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되길. 머리아프고 복잡한 일이더라도 항상 씩씩하게 이겨내시길 기원합니다. 다들 좋은 화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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