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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Apr 09. 2024

占便宜(zhàn pián yi)

  ‘그는 짠피엔이를 좋아한다(他喜歡占便宜)'를 네이버 파파고는 '그는 잇속만 차리는 것을 좋아합니다'로 번역해 주고, 중국어 사전 만터우(mantou.co.kr)에서는 '그는 공짜를 좋아한다'로 해석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짠피엔이(占便宜)에 딱 대응되는 한국말이 없어서 어떻게 번역해도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짠피엔이(占便宜)란 부정당한 방법으로 가외의 잇속을 차리는 것을 말하는데, 이게 금전적인 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 다 사용이 가능하다. 남녀사이에서도 쓰인다. 츠또푸(吃豆腐)(←3화를 참고하시라)가 바로 남녀사이에서의 짠피엔이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쪽이 이익을 보면 한쪽은 손해를 보게 되는데, 그걸 ~당하다(被)의 피동문을 써서 뻬이짠피엔이(被佔便宜), '(누구에게) 짠피엔이를 당했다'라고 하거나, 츠퀘이(吃虧), '손해를 보다'라고 한다.


  당신은 짠피엔이(便宜)하는 쪽인가, 뻬이짠피엔이(被占便宜) 쪽인가?


  짠피엔이(占便宜)는 당장은 작은 이득을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치러야 할 숨은 대가가 있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 자기 인격을 만드는데, 내가 했던 떳떳하지 못한 짓은, 내가 까맣게 잊어버렸다 할지라도,  잠재의식 속에 차곡차곡 쌓여서 내 일부가 된다. 자기 인격을 갉아먹는 게 바로 치러야 할 가장 큰 대가다. 사람들한테 인기가 없다 뭐 이런 건 사소한 대가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으면 짠피엔이할 생각일랑 말아야 한다. 다른 사람은 속여먹을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는 일이어서. 나는 이걸 중년에서야 알았다......

  '아, 바보.'

  

  내가 짠피엔이(占便宜)하다 공개 망신 당한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겠다. 내가 대학 신입생 때의 일이다. 동아리 선배들과 영화를 보러 갔는데, 내가 총무를 맡아 돈을 걷고, 영화표를 끊었다. 거스름돈을 받고 돌아서서 몇 걸음 옮겼을 때, 뭔가 계산이  잘못된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 대충 느끼기에, 내가 손해 보는 쪽이 아니고 덕보는 쪽으로의 잘못된 계산 같아서 '앗싸!'하고 그냥 모른 척해버리기로 했다. 하지만, 양심은 천성적으로 좀 고와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매표원에게 가서 계산이 잘못되었다고 말해? 말어?'하고 갈등을 때렸다. 그런 후에 결국은? 멍청하게도 짠피엔이(占便宜)하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나의 짠피엔이(占便宜)는 오래가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때, 매표원 아가씨가 영화관 앞에서 나를 기다려 이렇게 저렇게 계산이 잘못되었다며 다시 돈을 받아갔다. 그 꼴을 동아리 선배들이 다 지켜봤다. 그중에는 내가 사모하는 선배도 있었다. 

  그날의 내 행동의 비열함은 지금껏 내 머릿속에 남아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중국어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츠퀘이찌어우쓰짠피엔이(吃虧就是占便宜). '손해 보는 게 바로 짠피엔이하는 것이다'이 말은 눈앞의 손실을 너무 따지지 않는 게, 나중에 더 많은 보답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짠피엔이를 안 하는 것까지는 쉬운데, 나 아직 츠퀘이의 경지까지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인격이 되면 이게 가능하려나?


참고 : 

1. https://www.beauty321.com/post/4640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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