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쉬지 못하는 마음 속에 있는 것들
항상 마음이 분주하고 불안했던 것 같다. 유난히 한국에서는 그걸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바쁘지 않으면 죄짓는 것이기라도 한 것처럼 여유있고, 유유자적한 마음은 생기기 어려웠다. 회사 다닐때나 퇴사한 이후나 비슷한 것 보면 환경의 영향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항상 잘 때 깊이 잠 못들었고, 밤 새는 날도 많았고, 쪽잠잘 때도 많았다. 작은 시간 쪼개서 효율성을 높여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자기계발이 지긋했던 이유는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 내게 더 채찍질하는 기분을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일정이 여유로운 날이라도 생기면 불안했다.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참 이상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데 정작 매 순간을 하나도 충실히 임하지 못한단 생각이 들었다. 자는것도, 일하는 것도, 쉬는 것도, 아이와 보내는 시간도, 뭔가 다 불안을 토대로 애매하게 둥둥 떠있는 것 같았다.
운동 하면서 머리 붙이자 마자 기절수면하면서, 잠을 넉넉하게 숙면하면서 바이오 리듬이 좀 회복되는 것 같았다. 내가 다 할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미친듯이 쏟아지는 졸음은 중요한 것과 당장 안해도 되는 것을 자동 분리해주었다. 굳이 당장 안해도 될 다음주 일로 오늘 쪽잠 잘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개운하게 자고나면, 새벽일찍 일어나도 가뿐했다. 오히려 새벽작업 능률이 올랐다. 일단 기분이 좋았고 개운해서였을 수도 있다. 완전히 다 적응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쉼의 힘을 알게 된 것 같았다.
오래 뛰려면, 페이스 조절을 해야하고 근력운동도 한 셋트하고 나면 30초-1분 쉬었다가 다시 해야한다. 그래야 다음 운동 때 또 힘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깊은 숙면은 꽤 많은 것들을 정리해주었다. 쏟아지는 잠과 함께 누울 때 이보다 더 편안할 수 없었다.
그 때 알았다. 쉬지 못했던 마음 안에 있던 불안했던 내 마음을. 쉴 줄 안다는 것은, 쉬어도 된다, 쉼을 누리는 여유가 있다는 의미였고 그게 진짜 강한 멘탈이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강철멘탈이 되고 싶었지만, 진짜 강철 멘탈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쉴 줄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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