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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려보낸 자리

단상(斷想 ) 시와 에세이

by 현루


흐르지 않으려 버티던 눈물,

조용히 흘려보내니

가벼워졌다.



흘려보낸 자리


흐르지 않으려 애써 참던 눈물은,
그 자리에 머물며 마음을 무겁게 눌렀습니다.

버티고 버티는 동안, 나는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흘려보내니,
생각보다 마음은 쉽게 가벼워졌습니다.

눈물이 흘러간 자리에는 허전함이 아니라,
잠시 숨 쉴 틈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종종 감정을 막아 세우며 버팁니다.


억지로 붙잡으면 마음은 더 굳어지고,
스스로를 더 옥죄게 됩니다.

하지만 흘려보내는 순간,
그 굳었던 마음은 천천히 풀리며

부드러워집니다.

눈물은 단지 슬픔이 아니라,
내 마음이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흘러간 눈물 자리에 남은 것은
결코 상처만이 아니고,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

시간입니다.

오늘, 당신이 흘린 눈물도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마음을 조금 덜 무겁게 하고,
조용히 지나가도록 내버려

두어도 좋습니다.

흘려보낸 순간, 마음은 조금 더 가벼워지고,


세상은 여전히 같은 자리지만,


나는 조금 더 편안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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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